경남지역 관광 지출비용 추이 접종 시작 이후 500억대 회복
방역 우수국 간 여행 허용 협약 실현 기대감에 문의 전화 증가

순조로운 백신 접종과 함께 여름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휴업했던 여행업체가 하나둘 기지개를 켜고 있다.

40년 업력의 이순자 럭키항공여행사 대표는 흐릿하지만 희망을 발견했다고 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매출이 급감하자 직원 휴직은 물론 이 대표도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다.

사무실에 먼지가 쌓여가던 지난달부터 예약 전화가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코로나19 사태 속 방역 우수 지역 간에 안전막을 형성, 두 국가 이상이 서로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이 현실화하면서 해외여행 희망이 보이자 문의 전화가 온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엔 소비자들이 '이 시국에 여행은 무슨'이라는 마음가짐이었다면 올해는 '이젠 떠나도 좋지 않을까' 하는 심리로 돌아선 것 같다"며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고 델타 변이 등 위험성이 있어 여행업계 정상화를 점치긴 어렵지만 전에 없던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김해에 있는 한 여행업체도 조만간 누리집을 정비하고, 여행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여행 트렌드가 비대면을 중심으로 자연, 힐링, 호캉스가 대세가 됐는데 여행사가 코드를 잘 맞추면 소비자를 유치할 수 있다"면서 "게다가 올여름 휴양지로 섬 여행 패키지가 인기를 끌고 있어 국내 여행 수요 회복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그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관광지 출입 금지, 국외여행 금지 등으로 관광산업 전반이 타격을 입었다. 그중에서도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업은 고사 직전까지 몰렸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경남지역 관광지출액(경남도민을 제외한 타 지역민, 외국인 등이 경남지역에서 사용한 관광비용)을 보면 2019년 기준 월 지출액 평균은 583억 원, 2020년 기준 월 지출액 평균은 514억 원으로 12%가량 감소했다. 감소세가 적다고 볼 수 있으나 2020년 기준 여행업 매출 감소율만 본다면 여행업은 전년 대비 69.17% 줄었다. 여행업은 숙박업, 대중교통, 렌터카, 레저스포츠, 문화서비스, 쇼핑, 식음료 매출 중에서 가장 감소율이 컸다.

코로나19 상황 속 경남지역 관광지출액 추이를 보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020년 8월까지는 월 지출액이 500억∼600억 원대를 유지하다가 9월부터 2021년 1월까지 300억∼400억 원대로 감소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3월부터는 조금씩 지출액이 올라오면서 500억 원대를 회복했다. 전반적인 관광업 매출이 올라오면서 여행업계에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내 관광업체 580여 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경남관광협회도 여행업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형동 관광협회 사무국장은 "괌, 사이판, 태국 등과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었거나 진행 중이라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협회도 일터를 잃은 여행업계를 위해 타 지자체 여행업체들과 협의해 서로 국내 여행을 권장하고 도우면서 산업 재부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도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시 중단했던 경남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원을 1일부터 재개했다. 대상은 이전과 달리 국내 관광객은 포함되지 않고 국외 관광객으로 한정한다.

도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트래블 버블에 따른 국외 관광객 방문 등이 가시화하면서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인센티브 지원을 재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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