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를 주배경으로 한 MBC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에 대한 지역민의 반응이 뜨겁다.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 자동완성 검색어에 '미치지 않고서야 창원', '미치지 않고서야 창원촬영지'가 있을 정도다.

지난 주 23·24일 첫 방송된 <미치지 않고서야>는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하고 경남지역 배우와 창원 시민의 참여 기회를 넓혔다. 그 배경에는 경남도, 창원시, MBC, 제작사 아이윌미디어의 업무협약이 있었다.

첫 방송에서는 22년 차 엔지니어 최반석(정재영)이 진하 디스플레이 사업부에서 창인 생활가전 사업부로 발령난 모습이 담겼다. 최반석은 팀장 한세권(이상엽)의 눈 밖에 나면서 급작스레 인사팀으로 옮긴다. 또 본사 인사팀 소속 당자영(문소리)이 한 사업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퇴직을 권유한다.

1·2회 방송에 나온 회사 건물은 한국전기연구원 창원 본원이고 이 밖에 안민터널, 마창대교, 마산 아구찜거리, 창원공단 등이 나왔다.

창원 맘카페, 커뮤니티는 "아는 장소가 나와 신기했다", "내용도 좋지만 우리 지역을 배경으로 해 더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창원서 촬영한 드라마니까 시청률이 대박나면 좋겠다"고 본방 시청을 권유했다.

▲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는 경남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극중 회사 건물 옥상 뒤로 창원 전경이 보인다. /MBC DRAMA 유튜브 갈무리
▲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는 경남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극중 회사 건물 옥상 뒤로 창원 전경이 보인다. /MBC DRAMA 유튜브 갈무리
▲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는 경남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극중 회사 건물 옥상 뒤로 창원 전경이 보인다. /MBC DRAMA 유튜브 갈무리
▲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는 경남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극중 회사 건물 옥상 뒤로 창원 전경이 보인다. /MBC DRAMA 유튜브 갈무리

김수민(40) 씨는 "우리지역이 TV에서 어떻게 비칠지 궁금해 오랜만에 드라마를 본방 사수했다"며 "내가 평소 다니던 곳을 찾아보는 재미가 컸다"고 말했다. 황민수(28) 씨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촬영 장면 후기를 남기는 등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더라"며 "창원, 경남지역 명소를 알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도내 배우들도 반응이 좋다.

진주 극단 현장 출신인 최윤정(40) 배우는 통영에서 활동 중이다. 남편이 "좋은 기회"라며 부인에게 오디션을 제안했지만 최 배우는 카메라가 익숙치 않아 거절했다. 그런데 남편이 몰래 원서를 냈고 얼떨결에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

최 배우는 이번 드라마에서 문소리 배우 여동생 당민영 역을 맡았다. 지난 주 첫 방송이 나간 뒤 가족과 지인에게 축하 인사를 받았다.

최 배우는 "무엇보다 카메라를 무서워했는데 그걸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연극 배우 출신인 문소리 배우의 조언도 최 씨에게 도움이 됐다. 드라마를 처음 출연한 최 배우는 "연극의 경우 감정을 관객에게 바로 보여줘야 해서 (표현이)격해지는 면이 있다"며 "하지만 드라마는 감정을 카메라가 담아주니까 (감정 표현을)와일드하게 하지 않아도 되더라"고 말했다.

▲ 경남지역 올로케이션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에는 도내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사진은 드라마 속 사무실. /MBC DRAMA 유튜브 갈무리
▲ 경남지역 올로케이션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에는 도내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사진은 드라마 속 사무실. /MBC DRAMA 유튜브 갈무리

경남에서 촬영해서 좋은 점도 있다. 도내 배우에게 활동 기회가 더 주어지고 아이,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을 필요가 없다.

진해 극단 고도 대표 박동영(55) 배우는 호프집 사장역을 맡았다. 박 씨는 드라마가 방영된 후 연락이 뜸한 친구부터 친한 동료까지 수십 통의 전화를 받았다.

박 배우는 "영화의 경우 엑스트라로 여러 번 출연했지만 드라마는 생애 첫 출연이다"며 "브라운관에 비친 내 모습이 어색했지만 주위에서 '연기가 자연스럽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드라마를 계기로 경남뿐만 아니라 전남 등 지역 곳곳에서 촬영해 해당 지역 배우에게 활동할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