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안전관리 총 3명 고용 의무
수요 감소에 인건비 부담 가중
전기·수소차 등장…경쟁력 약화
차량 등록 대수·매출 감소 심화
법 개정·실증 특례 확대 목소리

LPG 충전 수요 감소와 인건비 부담에 시달리는 도내 LPG 충전소 업계가 셀프 충전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LPG 충전소는 유동인구가 많은 점심 시간대에도 충전원, 안전관리자만 자리를 지킬 뿐 방문하는 차 한 대 없이 조용한 모습이었다.

업주 ㄱ 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가정 내 있는 시간이 늘며 충전 수요가 감소하고 인건비는 해를 거듭하며 상승하는 등 이중고로 힘들다"며 "LPG 충전소 업주들에게 타개책을 물어본다면 단연 셀프 충전을 먼저 꼽을 것"이라며 LPG 셀프 충전 도입을 주장했다.

상업, 거주지역 기준 LPG충전소에는 최소 3명 이상의 인원이 상주한다. 충전원 최소 1명, 안전관리자가 최소 2명이 있어야 한다. 셀프는 물론 일반 주유소와도 인건비 경쟁이 안 되는 구조다.

2019년 이전까지는 국내에선 장애인, 국가유공자, 택시 기사, 렌터카 사업자만 7인승 미만의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었는데 규제 폐지 이후엔 일반인도 LPG 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업계는 2019년 규제 폐지로 LPG 사용자 수 증가, 충전 수요가 늘 것이라 예상했다. 예상대로 경남지역 LPG 차 등록은 2020년부터 증가했으나 소폭 증가에 그쳤고 충전 수요는 오히려 반대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토교통 통계누리, 경남도 자료를 보면 경남지역 LPG 차량은 2016년(14만 9318대), 2017년(14만 5109대), 2018년(14만 284대), 2019년(13만 7834대), 2020년(13만 9291대), 올해 5월 기준 13만 9717대다.

▲ 25일 낮 도내 한 LPG 충전소가 인적 없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지산 기자
▲ 25일 낮 도내 한 LPG 충전소가 인적 없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지산 기자

경남지역 LPG 충전소도 감소세다. 한국LPG산업협회의 도내 고속도로 충전소 포함한 LPG충전소 추이를 보면 2011년 227개에서 현재 196개로 10년 사이 31개가 줄었다. 그 중 휴업이 10건이다. 휴폐업 사유는 대다수 경영난이다. 협회 김경범 사무국장은 "LPG충전소를 접으려고 해도 쉽게 접을 수 없다. 폐업하려면 철거를 해야 하는데 비용마저도 부족한 업자들은 더욱 더 궁지로 내몰리는 것"이라며 "영세 업자는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본인이 충전 업무를 맡으면서 저녁 없는 삶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충전소 매출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LPG충전소 매출 추이는 전년 대비 2016년 -8.4%, 2017년 -0.9%, 2018년 -1%, 2019년 -12%였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 속 더욱 더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은 "2019년 LPG 관련 규제가 풀렸기에 매출 감소세가 선방한 게 이 정도"라며 "같은 친환경 연료인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전환하는 운전자들이 더 늘면서 LPG 충전 산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차주성 한국LPG산업협회 경남협회장도 "LPG는 대표적인 친환경 연료지만 과거엔 휘발유에 밀렸고 최근엔 전기차, 미래엔 수소차에 밀리는 등 2인자 역할만 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LPG 관련 인프라가 출중한 만큼 지속적인 육성 방안이 필요하고 그 방안 중 하나가 셀프 충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회에서도 셀프 충전을 숙원사업으로 삼고 대정부 건의, 관련 국회의원 면담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지난해 7월)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지난 3월)이 각각 발의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다만 실증 특례를 거쳐 LPG 셀프 충전의 길이 열릴 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021년도 2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셀프 LPG 충전 규제 특례를 승인했다. 국내 제조업체 동화프라임㈜는 셀프 LPG 충전기를 제작해 비상정지, 음성안내 등 안전장치와 결제기능을 탑재해 운전자가 셀프 충전할 수 있게 했다.

차주성 협회장은 "국외 일부 국가들은 LPG 셀프 충전을 허용하고 있고 셀프는 일반 주유소와 충전 방식도 비슷해 금방 적응할 수 있는 데다 소비자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LPG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LPG 충전소를 셀프 전환해도 안전관리자가 상주하기에 비상 상황에도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업계 고사를 막기 위해 셀프 충전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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