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돌방무덤으로 확인
군, 내일 발굴현장 공개 행사

합천 중산동 고분Ⅰ호가 고려시대 돌방무덤으로 확인됐다. 고분은 여태껏 중산동 고분Ⅱ호와 함께 가야시대 고분으로 알려졌던 비지정 문화재다.

군은 14일 발굴 성과를 설명하며 중산동 고분Ⅰ호가 합천 지역과 인접 지역의 고려시대 지방무덤 양식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고분은 합천군 쌍책면 하신리 해발 408.1m 시리봉에서 남동쪽으로 뻗어내린 능선 남쪽 경사면 해발 55m 높이에 있다. 고분의 구조가 앞트기식 돌방무덤(橫口式石室墳) 형태로, 가야고분 혹은 백제지역 고분과의 관련성이 제기되었던 유적이다. 지난 4월부터 발굴조사를 벌여 봉분과 그 주변에서 박석, 곡장 등을 확인했다.

▲ 합천 중산동 고분 Ⅰ호 발굴지 전경. /합천군
▲ 합천 중산동 고분 Ⅰ호 발굴지 전경. /합천군

발굴 보고서에 따르면 봉분은 깬 돌을 쌓아 긴 네모꼴로 조성했다. 규모는 길이 465㎝, 너비 280㎝, 잔존 높이 110㎝로 상태가 양호하다. 봉분 주변으로 얇고 넓은 깬 돌(薄石)을 깐 배수로 시설을 확인했다. 북서쪽 가장자리 일부에는 무덤 뒤에 쌓은 담장시설 곡장(曲墻)이 남아 있어 박석을 깔고 곡장을 돌린 전형적인 고려시대 무덤의 형태로 판단된다. 이러한 형태는 고려시대부터 확인되며, 조선시대 초 사대부 묘역 조성에도 이어지는 양식이다.

돌방무덤 입구 앞쪽으로 참배단으로 추정되는 한 줄의 석축열이 확인되며, 묘도(墓道·무덤 안으로 통하는 길)는 풍화암반을 판 수혈식이며 매장한 후 흙을 메운 것으로 보인다. 묘도 석축의 형태는 강화도 가릉이나 곤릉 등 왕실급 무덤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돌방무덤의 규모는 길이 260㎝, 너비 140㎝, 높이 160㎝로 고려시대 지방 무덤 가운데 가장 큰 편이다. 도굴의 피해를 입었지만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내부에서 관못 4점과 청자편 1점이 확인됐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발굴팀은 중산동 고분Ⅱ호도 고려시대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북쪽 1.2㎞ 지점에 있는 상신리 고려시대 분묘군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확인되고 있어 합천 지역과 인근 지역 고려시대 지방 무덤 양식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은 오는 16일 오후 2시 쌍책면 발굴 현장에서 중산동 고분Ⅰ호 현장 공개행사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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