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가 김해 권탁 장군에 내린 보물 제951호 '선조국문유서'
안동 권씨 종친회, 시에 기증…부산박물관서 이관·내달 공개

임진왜란 당시 백성들이 널리 읽을 수 있도록 순한글로 작성한 최초 공문서인 '선조국문유서(보물 제951호)'가 김해로 돌아왔다. 이 보물은 오는 7월 개관하는 김해한글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해시는 안동 권씨 종친회(회장 권태돈)가 '선조국문유서'를 시로 기탁하기로 결정해 14일 김해시청에서 기탁식을 했다.

'선조국문유서'는 임진왜란이 한참이던 1593년(선조 26년) 선조가 왜군 포로가 된 백성들에게 죄를 묻지 않고 전쟁에서 세운 공에 따라 포상한다는 내용을 적은 공문이다. 김해 수성장(조선시대 산성을 지키던 무관벼슬) 권탁 장군이 임금 뜻을 받들어 이 문서를 가지고 적진으로 들어가 우리 백성 100여 명을 구했다.

지난 1988년 6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951호로 지정된 '선조국문유서'는 순 한글로 기록된 최초 공문서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 뿐만 아니라 16세기 말 조선시대 언어적 형태를 잘 반영하고 있어 국어사적 자료로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 안동 권씨 종친회가 김해시에 기증한 보물 제951호 '선조국문유서'. /김해시
▲ 안동 권씨 종친회가 김해시에 기증한 보물 제951호 '선조국문유서'. /김해시

'선조국문유서'는 권탁 장군의 집 안에서 전해지다가 1855년(철종 6년) 권탁 장군을 기리는 현충사를 지으면서 김해시 흥동에 선조어서각(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0호)을 세워 보관하던 중 1975년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뒤 2002년 보존과 관리 등을 이유로 문중에서 부산박물관에 기탁해 최근까지 일반에게 공개됐다.

귀중한 문화재가 제자리를 찾지 못해 안타깝게 여겼던 허성곤 김해시장은 '선조국문유서'가 김해로 돌아올 수 있도록 안동 권씨 문중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종친회 기탁을 이끌어냈다.

권태돈 안동 권씨 종친회장은 "이번 기탁식을 시작으로 지금보다 더 활발한 한글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와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허성곤 시장은 "선조국문유서의 보존과 연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한글 연구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활용 방안을 고민하겠다"며 "선조국문유서가 보관·관리될 김해한글박물관은 공립박물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글 문화유산을 다룬 박물관으로 앞으로도 귀중한 문화재가 고향으로 돌아오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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