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의 철강업체 한국제강에서 최근 중대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했다. 4월 23일 사출되는 고온의 철근에 노동자 오른쪽 다리가 관통되는 사고가 있었고, 5월 24일에는 고철 검수원이 트럭에 부딪히고 협착돼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참여와 연대를 위한 함안시민모임은 성명을 통해 한국제강에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산재사고 사망자는 238명으로, 올해 700명대 초반까지 떨어뜨리겠다고 한 정부 목표의 3분의 1을 이미 넘어섰다. 세계 10위권이라는 경제 규모에도 노동자 10만 명당 치명적 산업재해 수는 2019년 5.1건으로 선진국 2~3건의 두 배에 이른다.

중대 산업재해를 줄이려면 우선 기업이 안전설비 구축 등 안전보건 관련 지출을 늘려야 한다. 현재의 글로벌 기업 경영환경에서 사업장 안전보건관리는 노동자 인권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직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필수적이다. 기업은 산업안전 관련 지출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비용지출이 중대 산재가 일어났을 때 발생하는 직접비용과 기업 이미지 실추 등 손실에 비하면 적을 수 있다.

기업은 2018년 2월 국제 표준이 된 ISO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받도록 해야 한다. ISO45001은 기업 임직원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이해관계자(외주업체, 계약업체)도 목표, 실행, 검토, 조치 등 안전보건관리 전 과정에 참여, 협의하는 것이 이전과 달라졌다. 안전보건경영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이 안전보건관리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하며,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산업안전감독관을 늘리고 노조의 필요한 역할을 활용해야 한다. 영세사업장 등 안전 사각지대는 자주 찾아가 계도해야 한다. 구조적으로 기업의 무리한 공기 단축, 납기 단축에 따른 과로가 중대 재해의 큰 원인이므로 이 문제 또한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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