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50살이 조금 넘은 나이에 창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2년 차 새내기 장애인활동지원사입니다. 제가 처음 장애인활동지원사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8년 넘게 여성의류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때쯤 지인 권유로 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활동지원사 양성교육을 받게 되면서입니다.

5일 동안 받은 다양한 교육 중 시각 장애인 체험을 통해 맑은 하늘을 내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예쁜 꽃을 내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것인지 처음 느끼게 되었습니다. 팔을 잡고 평탄한 길을 걷는데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발 앞이 낭떠러지 절벽인 것만 같은 공포감은 숨쉬기조차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그 경험으로 제 주변의 많은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운영하던 의류 매장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장애인활동지원사 일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삶을 함께하며 금전적인 풍요보다는 보람된 삶과 긍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장애인활동지원사로 활동을 하다 보면 애로도 있습니다. 저는 주로 차량을 이용해 수혜자인 장애아동과 함께 학원도 가고 마트나 공원도 갑니다. 장애아동에게 다양한 곳에서 더 많은 경험을 갖게 해주고 싶지만 정해진 예산으로 서비스 활동을 하다 보니 계획하기가 쉽지 않으며, 코로나19로 외부활동에 제약도 많습니다. 가끔 장애인을 보는 부정적인 시선과 수군거림으로 당황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장애인도 듣고 느낄 수 있는 우리와 같은 사람인데 가끔 경험하게 되는 차별은 장애아동과 제 마음의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장애아동도 혼자서 마트도 가고 운동도 해야 하며, 조금씩 세상을 살아가는 걸 배워나가야 하는 친구들입니다. 이들에 대한 편견은 저 또한 가족 못지않게 화가 나고 서글픔을 느끼게 하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호자, 기관, 장애인활동지원사 모두 하나된 마음으로 지원하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서로의 안전을 위한 거리 두기를 하더라도 마음의 거리는 두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주변을 둘러보고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 불편함을 감수하며 세상 살아가는 걸 배우고 있는 친구들과 이들의 힘겹고 서툰 몸짓에 기대를 하며 희망을 지피는 장애인활동지원사 선생님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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