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수도권 건립 반대 성명 발표
통영에서 그린 이중섭 작품 시의회, 지역 특별전시 건의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가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건립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2일 오전 11시30분 하동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희 미술관 남해안남중권 유치 및 수도권 건립 반대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남해안남중권발전협 회장인 윤상기 하동군수,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추진하는 진주시 조규일 시장과 여수시 권오봉 시장이 참석했다.

협의회는 남해안 지역을 집중 발전시켜 수도권에 쏠려있는 불균형을 해소하고 상생발전을 도모하고자 2011년 진주·사천·남해·하동 등 경남 4개 시군과 여수·순천·광양·고흥·보성 등 전남 5개 시군 등 9개 시군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성명에서 "최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을 전시할 미술관 수도권 설치 시사 발언 이후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정부는 지역 균형 발전계획과 배치되고 문화 양극화와 경제 양극화를 조장하는 수도권 건립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화분권과 문화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이건희 미술관은 반드시 남해안남중권 지역에 유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상기 회장은 "현재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수도권과 거리가 먼 남해안남중권 지역은 낙후돼 문화적으로 지역민들이 소외돼 있다"며 "정부가 지방의 문화 황폐화를 방치하는 것은 지방의 생명력을 잃게 하는 요인인 만큼 공동체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남해안남중권 지역에 이건희 미술관을 건립해야 한다"라고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조규일 진주시장과 권오봉 여수시장도 "정부는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존중하고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문화정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가 2일 하동군청에서 이건희 미술관 남해안남중권 유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하동군
▲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가 2일 하동군청에서 이건희 미술관 남해안남중권 유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하동군

한편, 통영시는 '이건희 컬렉션' 중 이중섭 화가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기증받는 데 실패하자 시의회가 작품 전시 기회라도 달라고 미술관 측에 건의했다.

통영시의회는 지난 1일 열린 올해 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이중섭 작품 통영시 상설 및 특별 전시 기회 마련 촉구 건의안'을 가결했다.

시의회는 건의문에서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작품 중 이중섭 화백 걸작들은 그가 왕성한 활동을 한 시기 통영에 거주하면서 예술적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통영시민들은 이중섭 작품이 그를 기념할 수 있는 곳에 전시되고, 2022년 개최될 통영국제트리엔날레에도 특별 전시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중섭 화백의 통영 시절 작품이 통영에서 오롯이 재현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시의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기관에 보냈다.

앞서 시는 지난달 13일 이중섭과의 남다른 인연을 내세우며 국립현대미술관에 이중섭 작품 기증을 요청했으나 미술관 측은 21일 "임의로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이전할 수 없다"며 시 요청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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