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리단길 봉황예술극장 개관
주민 아이디어 실현 뜻깊어
매주 토요일 무료 음악 공연
"예술인 도약 발판 되길 희망"

젊은이들과 예술가들이 모여 명소로 떠오른 김해 봉리단길에 '만만한 공연장'이 최근 문을 열었다. 여기서 말하는 '만만한'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 문턱이 낮다는 뜻이다. 바로 봉황예술극장(가야의길 16)이다.

봉황예술극장은 주민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재미난사람들협동조합, 영화사 봉황, JJ(제이제이)창작예술협동조합 등 3개 단체가 기획했고 2018년 행정안전부의 마을공방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투입된 예산은 국비 1억 원, 시비 5억 원이다.

지난달 29일 개관일에 맞춰 극장을 찾았다. 전체면적 145.9㎡(약 45평) 규모에 지상 1층이다. 안내데스크를 지나 공연장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반지하에 아담한 소극장이 펼쳐졌다. 좌석은 40석 정도로 등받이는 없었다.

▲ 운영을 맡은 곽지수(53) 제이제이창작예술협동조합 이사장. 봉황동에 우연히 왔다가 매료돼 정착했다. /김민지 기자
▲ 운영을 맡은 곽지수(53) 제이제이창작예술협동조합 이사장. 봉황동에 우연히 왔다가 매료돼 정착했다. /김민지 기자
▲ 40석을 갖춘 공연장. /김민지 기자
▲ 40석을 갖춘 공연장. /김민지 기자

이곳 운영을 맡은 곽지수(53) 제이제이창작예술협동조합 이사장은 2016년 봉황동에 우연히 왔다가 동네에 매료돼 정착했다. 극작가로 출발해 지금은 유튜브채널 봉황방송국을 운영 중이다.

곽 이사장은 주민들과 함께 들판과 맨바닥, 지붕이 없는 곳에서 연극을 한 과거를 떠올리며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는 "(장소에 상관없이)진정성 있게 공연했지만 동료로서, 대표로서 배우와 주민에게 미안했다"며 "그래서 이 공연장은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만만한 공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봉황예술극장은 '봉황-어게인'이란 이름으로 7월 31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무료 공연을 펼친다. 단 코로나19 여파로 선착순 15명만 입장이 가능하다.

▲ 개관일인 지난달 29일 에이엠 밴드가 공연하는 모습. /제이제이창작예술협동조합
▲ 개관일인 지난달 29일 에이엠 밴드가 공연하는 모습. /제이제이창작예술협동조합
▲ 봉황예술극장 외관. /김민지 기자
▲ 봉황예술극장 외관. /김민지 기자

이달 5일 김해를 거점으로 한 음악협동조합 '김해음악장독대', 12일 부산·김해를 주무대로 20년 동안 활동한 록밴드 '톰 밴드(Tom band)', 19일 여성중창단 '벨라 보스(Bella voz)', 26일 뮤지컬 앙상블 '더 비즈(The biz)'가 관객을 만난다. 7월 3일 김해시립가야금연주단 단원으로 구성된 가야금 앙상블 '풍경', 10일 성악가와 피아니스트가 함께한 '송라인(Songline·노랫길)', 17일 색소폰 연주자들이 모인 '4인 4색(Sax)', 24일 3월 창단한 신생단체 '김해모던심포니', 31일 청년음악인으로 구성된 '에이엠 밴드(Am band)'가 무대에 오른다.

정재근(34) 제이제이창작예술협동조합 부대표는 봉황예술극장이 공연 기회가 부족한 예술인에게 도약의 발판이 되길 희망했다.

정 부대표는 "신생 예술단체나 청년 예술인이 지역에서 공연할 장소가 마땅찮다"며 "관객과 밀접하게 호흡할 수 있는 소극장이니 많은 이용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관일에는 지난해 11월 2~8일 봉황동에서 열린 문화행사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보라, 봉황>(류하식 감독) 상영과 에이엠 밴드 공연이 열렸다. 대관 문의 055-339-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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