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시인 활동…헌시로 적십자와 인연
"선뜻 선행 나서기 힘든 분들에 용기 주고파"

'마음을 접어 꽃 한 송이 만들고/사랑을 품고 품어 향기 한 줌 모으고/두 손에 가득 담아 너에게 주느니/꽃처럼 피고 꽃처럼 웃어라/ 세상은 온통 너에게 꽃이다.'

함안 출신 강원석(52) 시인은 2019년 12월부터 2년째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적십자사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너에게 꽃이다'라는 이 시다.

지난 28일 오후 2시 창원시 의창구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에서 만난 강 시인은 "적십자사가 2년 전 헌시를 부탁했을 때 바로 이 시가 떠올랐다"라며 "수험생활로 힘들어하던 딸을 위로하려 지었지만,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담아낸다는 내용이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과도 잘 어울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청와대 경호실 근무로 시작해 장관 비서실장까지 역임하는 등 20여 년간 공직에 몸담았다가 퇴임 후 시인이 됐다. 시인은 그의 오랜 꿈이었다. 지난해 여섯 번째 시집이 나왔다. 그는 이 시집의 첫 인세 500만 원 전액을 적십자에 기부했다.

▲ 지난 28일 창원시 의창구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에서 만난 강원석 시인. 그가 '시'와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 지난 28일 창원시 의창구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에서 만난 강원석 시인. 그가 '시'와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그는 자신의 시 '햇살 곱게 썰어서'를 노래로 부른 추가열 한국음원저작권협회 이사와 방송에서 팬을 자처한 개그맨 지상렬 씨 등 지인들에게 적십자의 '위기가정 지원 기부 릴레이'에 동참하도록 설득했다.

그는 "남에게 알리는 일이 쑥스럽지만, 마음이 있음에도 선뜻 선행에 나서지 못하는 분들에게 용기를 주는 일이 홍보대사의 역할"이라며 "시가 지향하는 가치와 일치된 삶을 살아야 더욱 큰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요청하면 어디든 강연을 간다. 몇몇 그의 작품은 태진아·변진섭·추가열 등 가수들의 노랫말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지금은 다음달 나올 7번째 시집과 가수 조성모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강 시인은 "경남에 따뜻하고 좋은 분이 많은지 적십자사 경남지사는 혈액수급과 모금 등 분야에서 전국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라며 "홍보대사로서 시 속에 사랑·나눔 가치를 담아 내면서 재능기부나 금전적 기부도 앞장서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십자의 인도주의 정신으로 우리 사회가 더 아름다워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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