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비지정 1582곳 조사 총력

가야사는 역사서가 따로 없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일본서기> 등에 단편적으로 등장하는 내용이 전부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전국 곳곳에 가야 고분군이 남아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가야 고분군에는 가야의 성립과 발전, 소멸에 관한 수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옛터에서 발굴된 고고학적 유물을 통해 가야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어 역사 복원에 필요한 중요 유산으로 평가된다. '죽음'을 상징하는 무덤이 가야의 역사를 되살려낼 수 있는 것이다.

전국 곳곳에 있는 가야유적은 고분군과 산성, 패총 등을 포함해 2495개소에 달한다. 그중 67%에 이르는 1669개소가 경남에 있다. 경남이 가야사의 중심지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지만, 도내 문화재로 지정돼 보존·관리되고 있는 가야유적은 국가지정 32개소와 도지정 55개소를 포함해 총 87개소에 불과하다. 현황을 보면 김해(15개소)에 유적이 가장 많다. 이어 함안·창녕(8개소), 양산·의령·창원·합천(7개소), 고성·함양(5개소), 거제·거창(4개소), 산청(3개소), 하동·사천(2개소), 진주·밀양·남해(1개소) 순이었다. 통영은 지정 관리 중인 유적이 없었다.

고분군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지정문화재는 △창원 다호리 고분군 △김해 구산동·대성동·예안리·양동리 고분군 △양산 북정리·신기리·중부동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계성·영산 고분군 △고성 송학동·내산리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함안 말이산·남문외 고분군 △창원 가음정동 고분군 △진주 옥봉 고분군 △김해 칠산동·원지리·구산동백운대 고분군 △거제 아주동·농소리·방하리 고분군 △양산 삼호리 고분군 △의령 죽전리·중동리·유곡리 고분군 △합천 삼가 고분군 △함양 백천리 고분군 △산청 생초 고분군 등 32개소뿐이다. 비지정 유적이 1582개소나 되는 것을 고려하면 추후 지정 관리해야 할 유적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비지정 유적은 존재만 알려졌을 뿐 조사연구 기회가 없어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 경남도는 2019년 사업비 23억 원을 들여 비지정 가야유적에 대한 시굴, 정밀발굴 등 28건의 학술조사를 시작했다. 비지정 가야유적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19년 '비지정 가야 문화재 조사연구 지원사업'을 신설하는 한편 향후 10년간 비지정 가야유적 학술조사(77개소)와 문화재 지정(28개소)에 관한 내용을 기본 계획안에 담았다. 지난해 6월 '초광역협력 가야문화권 조성사업 기본계획'을 통해서는 장기적인 비지정 가야유적 조사연구계획도 세워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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