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수입국 미국 주택 건설 늘자 원목·제재목 값 최대 56% 올라
업계, 정부 조달가 현실화 건의…가구 값 상승에 중고시장 활력

"리모델링 비용이 10∼20% 정도 증가했습니다. 요새 자재값이 높아진 것이 이유인데 소비자들에게 설명해줘도 기존 가격에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렇게 되면 공짜로 노동하는 것밖에 안 됩니다."

창원시 의창구 한 리모델링 업체는 목재뿐만 아니라 기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해 리모델링 비용을 어쩔 수 없이 높였다고 밝혔다.

가구업체 사정도 마찬가지다. 창원에서 가구 가맹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본사에서 목재값이 비싸져서 제품가격을 소폭 올렸다"고 말했다. 한샘 등 국내 중견 가구업체들은 목재값이 치솟자 지난달 상품 가격을 3∼10%가량 올렸다.

가구값이 오르자 중고 가구점에 물건을 찾는 소비자 발길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중고 가구점 관계자는 "요즘 가구값이 비싸니까 중고 가구를 사러 오는 손님이 많다"며 "지난해와 올해 비대면, 재택근무 때문에 사무용 책상, 선반 등이 잘 나갔다"고 말했다.

대한목재협회는 주 수입국인 미국에서 주택 건설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수입 비중이 높은 목재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밝혔다.

▲ 20일 창원시 의창구 한 건축자재소에 목재들이 방수포 아래에 저장돼 있다. /안지산 기자
▲ 20일 창원시 의창구 한 건축자재소에 목재들이 방수포 아래에 저장돼 있다. /안지산 기자

원목, 제재목 두 품목 모두 가격이 올랐다. 수입 비중이 높은 3개국 가격을 살펴보면 올해 3월 뉴질랜드산 원목 라디에타파인(KI 등급)은 15만 6000원으로 전년 동기(14만 4000원)보다 8.33% 상승했다.

미국산 원목 헴록 28㎝ 이하는 20만 1000원으로 전년 동기(18만 9000원) 대비 6.34% 올랐다. 러시아산 제재목(규격 3.6m×3.0㎝×3.0㎝)은 54만 원으로 전년 동기(34만 5000원) 대비 56.52%나 뛰었다.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는 소비자 부담뿐만 아니라 공공조달 비중이 큰 가구업계의 어려움이 덩달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남·울산지역 가구업체 19곳이 참여한 울산경남가구공업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시름에 빠져 있다. 원자재 목재값이 올랐으나 조달가격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조합원 대다수가 학교 마루 시공 등 관공서에 납품하는데 이들은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지고 있다.

조합의 상위 단체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는 목재값이 오르면서 제조원가도 올랐다는 증빙 자료를 모아 공공조달에 가격 안정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울산경남가구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조달청에 조달가격을 현실화해달라고 조정을 건의한 바 있다"며 "조달청이 원가 부담을 증빙할 수 있다면 조건부로 일부 가격을 보정하겠다고 답변했으나 궁극적으로 시장가격에 맞게 현실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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