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관련 상품 배치 확대…채식주의 전용매장 운영까지
2019년 국내 196억 규모로 성장…가격·맛·편의성 개선 '숙제'

축산업으로 말미암은 환경오염과 동물 복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두부, 콩 등으로 고기 맛을 내는 대체육 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다.

마니아층만 구매하던 대체육 상품 시장은 채식 수요가 늘면서 덩달아 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0년 식육가공품 보고서'를 보면 대체육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9년 47억 달러에서 2023년에 6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aT는 우리나라 대체육 시장은 2019년 1740만 달러(약 196억 원) 규모로 성장 초기단계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유통업계는 대체육 상품을 출시하거나 아예 매장 내 전문 채식 판매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8월부터 전국 22개 점포에 '채식주의존'을 운영하고 있다. 대체육을 비롯한 채식 상품을 판매한다. 전국 이마트의 올해 1∼3월 채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0% 늘었다.

▲ 롯데리아에서 판매 중인 100% 식물성 버거 '리아 미라클 버거'. /안지산 기자
▲ 롯데리아에서 판매 중인 100% 식물성 버거 '리아 미라클 버거'. /안지산 기자

경남지역에서는 이마트 양산점이 유일하게 지난해 말 채식주의존을 마련했다. 양산점은 국내에서도 채식 소비자가 늘어난 점을 반영해 완전 식물성 원재료만 활용한 채식 상품 14종을 판매하고 있다. 만두, 볶음밥, 너겟, 햄버거 패티, 아이스크림 등 식사메뉴부터 디저트까지 다양하다.

롯데마트도 시장 흐름에 발맞춰 지난 7일 대체육 상품 6종 '고기 대신'을 출시했다. 곤약·해조류로 양념치킨·돈가스와 비슷한 식감과 맛을 냈다.

채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동물 복지에 관심이 많은 ㄱ(통영시·28) 씨는 "최근 갈비탕 맛, 곰탕 맛을 내는 채수(채소만으로 만든 육수) 등 신제품이 나오고 가정간편식, 외식 메뉴로도 채식을 먹을 수 있어 선택권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과거 대형마트에서 일일이 상품 상세정보를 살폈는데, 꾸준히 채식 전문 매장이 생기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점도 가정간편식, 고기 패티에 대체육을 사용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CU는 지난달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3종을 내놓았다. 2019년 출시한 '채식주의 도시락'은 지난 한 해에만 40만 개가량 팔려 전년 대비 30% 신장했다.

롯데리아는 100% 식물성 버거 '리아미라클버거', '스위트 어스 어썸버거' 2종을 판매하고 있다. 미라클버거 누적 판매량은 출시 1년이 지난 지난해 5월 90만 개를 기록했다.

▲ 도내 한 대형마트에서 두부로 고기 식감을 구현한 가정간편식 제품 여러 개가 매대에 진열돼 있다./독자
▲ 도내 한 대형마트에서 두부로 고기 식감을 구현한 가정간편식 제품 여러 개가 매대에 진열돼 있다. /독자

유통업계는 매출뿐만 아니라 소비자로부터 동물성 식자재를 사용했는지 문의 전화가 늘었다고 밝혔다.

한 유통업체 품질관리팀 관계자는 "출시 예정 상품이나 인기를 끄는 상품에 100% 식물성인지 재차 확인 전화가 오면서 동물성 포함 여부를 따지는 소비자가 예전보다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체육을 사용했으나 달걀, 우유 등이 섞인 상품은 100% 식물성이 아니라며 채식주의자는 먹을 수 없다는 호소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 부담, 맛 품질, 편의성 등은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aT가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대체육을 구매해 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기존 육류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 부담 △육류를 대체하기에 맛·식감·풍미 부족 △제품 종류와 구입 장소가 보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aT는 "대체육이 윤리적 소비에 필요하다는 큰 공감대는 형성했으나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 응답자들은 맛, 품질, 가격 면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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