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학회 조사 46% 3㎏ 증가
채소·다이어트 상품 매출 급증
유통업계 건강식 속속 출시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을 줄이면서 생애 최고 몸무게를 찍었다. 이후 샐러드 도시락을 매일매일 챙겨 먹고 있다."

창원시에 사는 ㄱ(31) 씨는 매주 샐러드 도시락을 주문해 점심을 해결한다. ㄱ 씨는 코로나19로 '집콕' 시간이 길어지자, 자연스레 살이 쪘고 그 모습에 충격받은 이후부터 식단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를 봐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확찐자'도 늘었다.

대한비만학회가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직전인 지난해 1월과 올해 3월 기준 '국민체중 관리 현황 및 비만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체중이 3㎏ 이상 불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46%였다.

성별로는 여성(51%)이 남성(42%)보다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30대(53%), 40대(50%), 20대(48%), 50대(36%)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체중 증가 원인으로 활동량 감소(56%), 운동 감소(31%), 식이 변화(9%) 등을 꼽았다.

2019년 기준 전국 비만 유병률은 33.8%, 경남지역 비만 유병률은 34.2%다. 비만 유병률은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비율을 뜻한다. 보건복지부는 18.5 미만은 저체중, 18.5 이상 23 미만은 정상, 23 이상 25 미만은 비만 전 단계, 25 이상은 비만으로 분류한다. 국민 3명 중 1명은 비만이라는 통계다.

ㄱ 씨 사례처럼 코로나19로 활동량이 감소해 '확찐자'가 늘면서 샐러드용 채소를 비롯한 다이어트 식품 매출이 오르고 있다. 유통가는 신체를 많이 드러내는 여름을 앞두고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늘면서 밥 대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끼니가 인기를 끈다고 분석했다.

▲ 이마트에서 모델들이 새롭게 바뀐 샐러드·조각과일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 이마트에서 모델들이 새롭게 바뀐 샐러드·조각과일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창원지역 롯데마트의 올해 1~4월 건강, 다이어트 관련 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다이어트 인기 채소 매출 신장률은 아스파라거스(12.1%), 파프리카(16.6%), 양상추(26.1%) 등이다. 샐러드 완제품은 19.2%, 프로틴이나 운동보조제 등을 포함한 체중 조절식의 매출 신장률은 36.7%를 기록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활동이 위축되면서 운동 부족 현상에 다이어트 관련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이마트의 지난 4월 샐러드 제품도 지난해 4월보다 매출이 58% 올랐다. 닭가슴살은 99%, 다이어트 보조제는 34% 늘었다.

유통업계는 여름을 앞두고 '확찐자'의 구매수요에 맞춰 샐러드 등 각종 채소 할인 행사 등을 진행하거나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최근 두부면, 곤약, 콜리플라워 등으로 열량을 낮춘 도시락을 만들어 건강 간편식 통합상품 '칼로리라인업' 4종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채소 수요가 증가하자 지난 2월 다양한 채소를 취급하기 위해 유럽형 샐러드용 채소 '바타비아'와 '버터그린' 등을 판매하면서 관련 제품 확대에 적극적이다.

이마트는 3~4월 샐러드 관련 상품 할인전을 열고 소비자 친화적인 샐러드 매장 리뉴얼 등을 진행했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열량을 낮추고 영양은 높인 '착한 열량 상품' 기획전을 열어 비건(완전 식물성 음식) 두부, 식사 대용으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샐러드, 고단백 식재료 등을 판매해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건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데다가 '확찐자' 영향으로 저열량 식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비대면 문화에 따라 유통업계도 보관과 섭취가 쉬운 간편한 건강식 개발 등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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