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구조·치료·임시보호 하는 민간단체
"유기동물도 입양 거치면 잘 살 수 있어"

버려지거나 크게 다친 개와 길고양이를 구조해 보살피는 이들이 있다. 김해유기동물협회 '더 공존'.

2019년 11월 꾸려진 '더 공존'은 지난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동물 학대나 방치 의심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해 개나 고양이를 구조한다. 아울러 치료와 임시 보호를 거쳐 입양까지 맡고 있다. 동물보호법상 동물보호와 동물복지에 책무가 있는 정부와 자치단체가 나서서 해야 할 일임에도, 민간에서 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곳 리더 서갑생(58) 씨와 공동 리더 예다감(52) 씨, 유튜브 채널 '고양이 마대장'을 운영 중인 마황훈(42) 씨를 지난 20일 김해 동상동에서 만났다.

'더 공존'은 동상동 서 씨 가게 뒤편에 있는 오래된 집을 빌려 구조된 개와 고양이가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쓰고 있다. 이웃 주민들이 배려해준 덕분이다. 주촌면에도 일종의 급식소인 쉼터 한 곳이 있다.

▲ 김해유기동물협회 '더 공존' 리더 서갑생 씨가 구조한 강아지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있다.  /이동욱 기자
▲ 김해유기동물협회 '더 공존' 리더 서갑생 씨가 구조한 강아지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있다. /이동욱 기자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사고로 장애가 있는 동물도 '더 공존'을 거쳐 건강한 모습으로 입양되고 있다. 뒤쪽 두 다리가 마비되거나 안면이 망가지고 턱이 떨어져 나간 개와 고양이 사연도 있다. 이들은 이달 5일께 김해 율하에 있는 한 번식장에서 개 13마리를 구조하기도 했다. 배설물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지저분한 환경이었다.

이들은 "김해시는 환경이 너무 열악한 편"이라며 "버려지거나 아픈 동물이 많은 데다가 외진 곳에 번식장, 고양이 도살장, 개 농장 등도 많이 숨어 있다"고 전했다. 구조되지 못하고 방치된 동물이 여전히 많다는 뜻이다.

개와 길고양이 구조부터 수술과 입원, 임시 보호까지 한 마리에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이 들어가기도 한다. 회비로 충당하고 있지만, 감당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현재 '더 공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입한 이는 570여 명이다.

이들은 "유기견과 유기묘에 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임시 보호 이후에 입양하면 충분히 잘 살 수 있음에도, 지레짐작으로 포기하거나 배제되는 사례가 많다"며 "입양 때도 많이 다친 강아지와 고양이는 외면받고 예쁘거나 품종이 있어야만 환영받는다. 이런 문화도 하루빨리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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