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포함 145명 전수조사
학교폭력 15건 추가로 드러나
회초리 체벌·반성문 1000번 등
아동학대 의심사례 29건 경찰로

하동 기숙형 서당에서 거주하는 초·중·고등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에서 학교 폭력과 아동학대 등 44건이 추가로 드러났다.

◇학교폭력·아동학대 44건 추가 = 경남도교육청은 20일 관계기관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동교육지원청·하동군청·하동경찰서 등 3개 기관 상담사 7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서당 거주자를 포함해 인근 초·중학교 전교생 등 모두 14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는 △유치원생 8명 △초등학생 74명 △중학생 51명 △고등학생 9명 △학교 밖 청소년 3명 등 145명이고, 이 중 서당 거주자는 121명이다. 이 가운데 전출 등 이유로 15명을 뺀 130명(서당 거주자 10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마쳤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15건과 아동학대 의심 사례 32건(혐의없음 3건)이 파악됐다.

학교폭력 피해는 유치원생 1명·초등학생 12명·중학생 2명 등이다. 이들은 주로 지난해와 올해 서당에서 같은 방을 사용하는 학생들 간 신체적 폭력·욕설 등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하는 한편, 신체폭력 등 심각한 사안 1건은 경찰과 협의해 처리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의심 사례는 전문기관 간 아동학대 판단 회의를 통해 3건은 혐의없음 처리하고, 29건은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피해 학생 29명은 유치원생 1명·초등학생 19명·중학생 8명·고등학생 1명이다.

조사단은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대응 업무 매뉴얼에 따라 피해 정도, 피해 결과, 피해자 요소(아동 방어능력 여부 등), 가해자 요소(아동학대 전력 여부 등), 참작 사유 등을 판단 척도로 삼았다.

피해자들은 서당 훈장이나 교사들로부터 훈육을 명목으로 손바닥과 다리 등에 회초리 체벌 등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은 '다시는 하지 않겠습니다'는 취지의 반성문장을 1000번가량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은 가정학습과 타 학교 전학으로 조사를 하지 않은 15명에 대해서는 가정학습에서 복귀 후, 전학 학교 확인 후에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 최근 학생 간 폭력 사건이 발생한 하동군 청학동 한 서당 전경. /연합뉴스
▲ 최근 학생 간 폭력 사건이 발생한 하동군 청학동 한 서당 전경. /연합뉴스

◇학교폭력·아동학대 예방 점검단 구성 = 3개 기관은 앞으로 서당 내 학교폭력·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합동 점검단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18년에도 한 기숙형 서당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경찰·하동교육지원청이 합동 현장 점검을 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체계적인 틀을 갖추고자 하동교육지원청·하동군청·경찰·서당·학교 등 5개 기관이 상설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송호찬 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서당에서 거주하는 학생을 지원·보호하고자 서당 방에 비상벨을 설치하고, 서당마다 공중전화 부스를 설치해 통화 제한을 없애고, 야간지킴이 파견 등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교육청은 기숙형 대안학교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탈학교·고위험군 학생을 제도권 안으로 수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은 오는 22일 하동 기숙형 서당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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