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추락에 팬들 쓴소리
이정협 등 전력 보강 효과 미미
주축 선수 부상·부진에 팀 침체
설 감독 "순위 반등 자신 있어"

설기현 경남FC 감독은 팀이 위기에 놓였지만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FC는 19일 현재 K리그2 7라운드를 치러 1승 1무 5패로 승점 4점을 확보하는 데 그치고 있다. 올 시즌 김천 상무와 함께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경남은 리그 3연패를 당하며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남은 지난 시즌 주축들을 지킨 데 이어 K리그1 수준 전력을 보강했다. K리그1 기업팀에서 영입을 희망했던 윌리안을 품은 데 이어 에르난데스 등 뛰어난 외국인선수를 영입했고, 국가대표 공격수 이정협으로 지난 시즌 보여주지 못한 강한 스트라이커의 면모를 보이고자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 시즌보다 사뭇 심각한 상황이다. 일각에서 지난 시즌을 빗대어 '슬로 스타터' 기질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경기력과 결과 모두 지난해 보여준 행보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 시즌 경남이 7라운드를 치러 얻은 결과는 2승 4무 1패였다. 이번 시즌보다 무승부가 많았을지언정 패하지는 않았다. 또 설 감독 부임 2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뛰어난 경기력은 아니다. 그 사이 리그 선두 대전하나시티즌과는 승점이 11점이나 벌어졌다.

이정협은 FA컵에서 FC목포를 상대로 2골을 터트리며 자신감을 얻었지만 아직 리그 득점이 없다. 지난 17일 부산아이파크와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 지난 17일 설기현 경남FC 감독이 부산아이파크전을 지켜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 지난 17일 설기현 경남FC 감독이 부산아이파크전을 지켜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외국인 선수 윌리안은 감독과의 불화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서울이랜드와 경기에서 후반 교체된 윌리안이 불만을 표시했다. 당시 설 감독은 윌리안의 행동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감독의 교체에 불만을 품어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밝혔고, 이후 수비 참여도가 저조한 윌리안을 기용하지 않았다. 현재 윌리안은 연습경기 도중 발생한 부상으로 2주간 팀 훈련에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다.

윤주태 역시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민혁은 지난 17일 부산전에서 부상을 당해 무릎 내측 인대 파열로 6주 진단을 받았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회복 훈련 등을 거치면 최대 3개월간 공백을 피할 수 없다.

또 팀 에이스인 백성동은 공격 속도를 늦추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능력을 볼 때 팀에 필요한 선수지만 지금과 같은 경기력은 경남에 악재에 가깝다.

주축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이 이어지고, 결과도 못내는 상황에 부산전 이후 일부 팬들은 설기현 감독의 사퇴와 경질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냈다.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팬들의 강한 항의를 받은 설 감독은 기대에 못 미쳐 팬들에게 쓴소리를 받는 것은 프로무대에서 당연하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이며 '설기현 축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설 감독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내가 추구하는 축구에 믿음이 있다.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 선수단과 팬들 모두 힘들 수 있지만 믿어준다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며 "기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좋아졌다. 다만 마무리 과정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인다. 리그 초반 불운한 실점이 이어지며 승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었다.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만 온다면 원하던 순위표를 차지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긍정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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