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민주주의를-마산의료원 연대 목소리

먼 나라의 일에 마음이 쓰인 이유는 우연히 본 한 장면 때문이었습니다. 의식을 잃은 아이를 안은 채 울부짖으며 어딘가로 향하는 아버지. 이 12살 아이는 할머니와 함께 2층 집에 있었답니다. 한데 주택가도 가리지 않은 미얀마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숨졌고요.

안타까워 더 알아 보니, 군부독재를 끝내겠다는 미얀마 국민들의 민의가 반영된 총선 결과에 반발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고 다시 이에 저항해 벌인 국민의 시위를 유혈 진압하며 여태껏 확인된 사망자만도 700여 명에 그 중 어린이도 40명이 넘는 참사가 현재도 진행 중이라더군요.

사실 여기 마산의료원에도 비슷한 역사가 새겨져 있습니다. 1960년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참가했다가 행방불명된 뒤 실종 27일 만인 4월 11일 마산중앙부두 앞바다에서 알루미늄제 최루탄이 눈에 박힌 변시체로 떠오른 만 15세의 김주열. 그 주검이 안치됐던 곳이 마산의료원이었고 그로부터 시작된 시민들의 분노가 4·19혁명으로 이어졌으니까요.

그래서일 겁니다. 4월의 미얀마를 위해 뜻을 모아 보자 했던 건. 비록 자유, 민주, 선거를 뜻한다는 세 손가락을 들고 사진 하나 찍는 일일 뿐이나 이를 통해 그들의 희생을 기리고 그 뜻을 응원하고 그리고 5월의 평화를 빌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여태껏 1년여 동안 제 일로 넘치게 받은 응원을 밖을 향한 연대로 되갚고도 싶었고요.

봄이 왔으나 봄이 아닌 듯합니다. 백신으로 생긴 기대와 4차 유행에 대한 걱정이 오가기 때문일 겁니다. 지난 역사가 지금 눈앞에 되풀이되기 때문일 테고요. 하지만 여태껏 잘 이겨냈듯 앞으로도 그러할 것을 믿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내일도 우리의 오늘과 같기를 희망하며 샛노란 마음으로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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