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롯데전 후유증에 '지명타자'
김, 안방마님 출격 팀 승리 견인
적시타·홈런 등 타격감도 좋아

NC다이노스 포수 김태군이 양의지를 위협(?)하고 있다.

김태군이 시즌 초반 안방마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양의지가 지난 6일 롯데자이언츠와 경기에서 롯데 선발투수 앤더스 프랑코가 던진 공에 오른쪽 팔꿈치를 맞아 후유증으로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면서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NC는 김태군이 포수로 나선 7일 롯데전에서 올 시즌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9일 KIA타이거즈전부터 14일 SSG랜더스전까지 5연승을 내달렸다. 15일 오전 기준 6승 3패 승률 0.667로 NC가 LG트윈스와 공동 선두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포수 마스크를 쓴 이는 김태군이었다.

호평이 잇따른다. 14일 SSG전에서 KBO리그 첫 선발승을 거둔 새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는 1회 선두타자 고종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데 이어 추신수에게도 볼넷을 허용한 상황을 떠올리며 "경기 초반 심장이 빨리 뛰면서 흥분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을 되찾았다"면서 "날 진정시켜준 김태군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김태군 덕분에 이닝을 거듭할수록 잘 던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타석에서도 눈부시다. 김태군은 이날 5회 1사 2·3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작렬하며 3-0으로 승리하는 데 앞장섰다. 김태군은 15일 오전 기준 타율 0.304 7안타(2홈런) 6타점 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81로 '팔테어' 애런 알테어의 뒤를 이어 '팔태군'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 지난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NC다이노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에서 NC 김태군이 4회 초 2사 1루 때 좌월 투런홈런을 날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선수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NC다이노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에서 NC 김태군이 4회 초 2사 1루 때 좌월 투런홈런을 날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선수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군은 2013년부터 NC 주전 안방마님이었다. 제대 후 돌아온 2019년부터 백업 포수로 나서고 있지만 "저 쉽게 안 죽는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김태군은 스포트라이트가 양의지에게 쏟아질 때, 스스로 진화를 꾀했다. 양의지도 도왔다.

김태군은 지난해 8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113타수 33안타(1홈런) 18타점 16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이 0.292로 NC 입단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타격폼을 바꾼 덕이었다.

양의지가 교본이었다.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칠지, 어떻게 하면 히팅 포인트에 빠르게 도달할지, 어떻게 하면 빠른 타구를 형성할지 양의지에게서 습득했다.

올해 CAMP 2(스프링캠프)에서는 포수로서 더욱 안정감을 보여주는 데 힘 쏟았다. 김태군은 공 하나를 잡든, 하나를 던지든, 하나를 막든 기본자세에서 임하려고 중점을 두고 담금질했다. "해왔던 거만 믿고 준비하면 동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들어서 생각을 가다듬었다"고. 한 단계 진화한 김태군이 시즌 초 맹활약하면서 이동욱 감독의 선택지도 넓어졌다.

부상에서 회복하면 포수 마스크는 양의지가 쓸 테지만 컨디션·휴식 등을 따져 김태군을 기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전급 포수 2명을 시기적절하게 활용하면 V2(두 번째 우승)에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군은 지난해 절을 자주 찾았다. 백업 포수로서 제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마음은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음을 비우고 또 비웠다. 비운 만큼 들어올 것으로 봤다. 얼마만큼 비워낸 것일까. '옹골찬' 김태군 덕분에 NC가 시즌 초 순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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