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2 때 시작해 4∼6학년 경남 1위…신체조건·스피드·파워 3박자 갖춰
테니스 무척 좋아해 훈련도 즐겁게…세계적 선수 영상 보며 프로 꿈

지난 2월 커다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노바크 조코비치. 세계 남자 테니스 1위인 그는 2021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조코비치는 4대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 우승 기록을 더하면서, 역대 최장기간 세계 랭킹 1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세계적인 선수 조코비치를 본보기로 삼아 구슬땀을 흘리는 경남 청소년을 만났다.

창원시 마산동중학교 2학년 김형준 학생이다. 지난달 24일 학교에서 만난 학생은 테니스에 대한 열정을 계속해서 표현했다.

◇에너지가 많아서 시작한 운동 = 170㎝가 훌쩍 넘는 키의 형준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에 재능을 보였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돌봄교실 강사가 운동을 권했다.

"선생님이 저한테 '에너지가 많다'면서 운동을 해보라고 하셨어요. 방과 후 학교 수업으로 테니스를 선택했는데,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다른 친구 2명과 함께 그렇게 테니스를 시작하게 됐다. 그전까지는 아무런 운동을 해보지 않았었지만, 테니스에 곧바로 적응됐다고. 마침 학생이 다녔던 월성초등학교는 테니스를 교기로 운영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테니스가 벌써 6년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테니스가 교기인 학교는 초등학교에서는 창원 월성초교·창원 유목초교·김해 주석초교·산청 덕산초교, 중학교에서는 마산동중·창원 경원중이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마산고·창원 명지여고가 있다.

"애들이랑 같이 테니스공 치는 게 무척 좋았고요.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형준 학생이 씨익 웃었다.

수더분해 보이는 성격처럼 테니스 경기는 어떤 형태든 다 좋다고 했다. 단식·복식 가리지 않고, 공을 던져주는 통볼이나 서로 주고받는 랠리까지 다 재밌다고 했다. 심지어, 이길 때도, 질 때도 매 경기 좋은 점이 있기에 경기를 즐긴다고 했다. 물론, 이기는 경기를 더 좋아하지만 말이다.

▲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처럼 되고 싶다는 마산동중 김형준 학생이 테니스 연습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처럼 되고 싶다는 마산동중 김형준 학생이 테니스 연습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초등학교 테니스 1위 성적 = 학생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2017년 경남 초·중학생 종합체육대회에서 남자 초등학교 부문 1위를 했고, 같은 대회에서 2018·2019년에도 1위를 차지했다. 4학년부터 6학년까지 줄곧 1위를 한 것이다.

이는 부단하게 연습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 셈이다.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왕복 오래 달리기를 해왔다. 15m 거리를 100번씩 오가는 훈련을 했다. 학교 테니스 코치가 들려주는 노래에 맞춰서 점점 빠르게 왕복 달리기를 했었다. 운동장 50바퀴를 몇 분 안에 들어오는지 테스트도 수차례 했다.

얼마나 치열하게 연습했는지는 신발과 라켓이 말해준다. 학생은 한 달에 한 켤레 정도 테니스화를 소모한다고 했다. 많이 뛰는 만큼 테니스화가 닳아서 신을 수 없게 되는 주기가 짧아진다고. 튼튼한 테니스 라켓 줄도 하도 치다 보니 늘어나거나 끊어지기 일쑤라고 했다.

◇"아직 슬럼프는 없어요" = 학교에서 학기 중에는 오후에, 방학 중에는 온종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요즘은 6·7교시를 마치면 오후 4시쯤 훈련을 시작한다. 여기에는 형준 학생뿐만 아니라, 1·3학년 선수도 포함돼 있다. 형준 학생을 포함해 또래인 2학년은 3명, 3학년 1명, 1학년 2명이 학교 테니스 선수다.

"훈련을 일찍 마치면 저녁 8시, 늦을 때는 9시 반까지도 훈련을 하는데요. 테니스장을 5바퀴 뛰고 나서 다른 선수들과 랠리를 하다가 몸을 풀고 나서 본격적인 훈련을 해요."

어떤 점이 강점일까. 형준 학생은 "포핸드 스트로크는 테니스 채를 앞으로 치는 거고, 백핸드 스트로크는 반대 방향으로 치는 것"이라며 "두 가지가 가장 자신 있다"고 말했다. 상대가 자신의 공을 칠 수 없도록 세게 잘 친 날은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고.

운동을 하다 보면, 언제나 따르는 것이 부상 위험이다. 다행히도 지금까지 큰 부상은 없었다고 했다.

"공을 많이 쳐서 어깨가 아프거나, 뛰다가 발목이 꺾이거나 그런 적은 있었는데요. 그냥 파스 뿌리거나 쉬면 괜찮았어요. 지금까지 슬럼프나 그런 것은 없었어요."

최근에는 접촉성 피부염이 생겨서 치료를 받고 있다. 테니스 채를 자꾸 만지니까 손에 물집이 생기는 것은 기본인데, 오른손에 피부가 벗겨지고 딱딱해지는 질환이 생긴 것이다. 그런 어려움이 생겼지만, 테니스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 테니스가 무척 좋다는 김형준 학생. /김구연 기자
▲ 테니스가 무척 좋다는 김형준 학생. /김구연 기자

◇소년체전 기대 = 형준 학생을 가르치는 윤상근 테니스 코치는 형준 학생의 장점을 열거했다. 윤 코치는 "형준이는 키도 크고, 스피드도 좋고, 파워도 있다"며 "지금 한창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학생은 성실하게 훈련을 잘 따르고, 선후배도 잘 챙긴다고 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고도 했다. "경기에서 승부욕이 커야 하는데, 그 부분은 조금 부족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인터뷰를 마친 학생이 테니스 코트를 가볍게 다섯 바퀴 돌고, 다른 선수들과 공을 주고받으며 훈련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늦게 시작됐는데, 1학년인 형준 학생은 출전을 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3학년 형들과의 경기가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윤 코치는 훈련하는 형준 학생을 보면서 "올해 형준이는 단식·복식 다 출전하고, 4·5·6·7월에 다 경기가 잡혀 있다"며 "특히 소년체전에 기대가 크다. 소년체전 경남 대표 선발전에 뽑혔다"고 했다.

소년체전을 앞둔 만큼 훈련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했다. 윤 코치는 "형준이는 특히 서브가 좋다. 세계적인 선수 조코비치, 나달, 페더러 등의 경기를 보면, 서브가 경기의 50% 이상을 좌우한다"고 했다.

◇테니스 프로 선수 꿈 = 형준 학생은 올해 전국대회에서 1위를 꼭 해보고 싶다고 결의를 다졌다. 또, 중학교에서 실력을 더 갈고닦아서 테니스를 육성하는 마산고로 진학해서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학생은 "조코비치 선수처럼 되고 싶다. 경기를 매번 챙겨본다. 새벽에 일어나서 조코비치 선수가 출전하는 라이브 방송을 보는데, 경기를 잘하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나온다"고 했다.

미래의 조코비치를 꿈꾸며, 집에서도 기본 운동을 놓치지 않고 있다. 틈날 때마다 아령 운동을 하고 있다고. 쉴 때 뭘 하는지 묻자 "휴대전화로 테니스 하는 영상을 본다"고 했다. 테니스를 사랑하는 학생이 꿈을 이뤄가길 기대한다.

※ 도움 주실 계좌 = 경남은행 207-0099-5191-03(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지난 3월 4일 자 청소년 드림스타 한수민 창녕여중 3학년 학생에게 후원금 308만 2000원(BNK경남은행 특별후원금 300만 원, 일반 후원금 8만 2000원)이 들어왔습니다.

※이 기획은 BNK경남은행,경상남도교육청과 함께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