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L 동호회 '사공'회원 3인 창원 상상갤러리서 전시회

2년 전 미국 은퇴자협회가 중장년 인식개선을 목적으로 만든 영상이 하나 있다.

이 영상에서 사회자는 10~30대에게 "나이가 많다는 기준이 몇 살이라고 생각하나"라고 질문한다.

답변은 이랬다. "40대", "40대 후반", "50대". 이어서 중장년층과 마주한 답변자들은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동작을 이들에게 알려준다. 같이 춤을 추고 스트레칭을 하고 심지어 복싱도 한다. 모두 여러 동작을 무리 없이 따라 했다. 영상에 출연한 70대 여성은 영상 끝 무렵에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고, 할 수 있는 것들도 아주 많죠. 뭐든 발전하고 배우는 한 나이는 중요치 않아요."

경남대 평생교육원에서 DSLR 사진반 수업을 수강했던 50대 중년 수료생들도 이런 견해와 맥을 같이한다. 김혜경(53), 김경대(54), 이상권(53) 씨는 인생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뒤이어진 상황에선 각자 나름의 방식대로 후반전을 기다리는 중이다. 자신의 이름을 건 작품을 단체 사진전에 여럿 내본 경험이 있는 사진클럽 '사공(사진을 공부하는 사람들)' 회원들인데, 경남대학교 평생교육원 DSLR 사진반 수료생들이 만든 동호회 이름이 사공이다.

▲ 상상갤러리 3인 사진전 '50+ 셀프 인덱싱(self indexing)' 출품작.  /사진클럽 '사공'
▲ 상상갤러리 3인 사진전 '50+ 셀프 인덱싱(self indexing)' 출품작. /사진클럽 '사공'

후반 시작에 앞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동호회 회원들이 각자의 인생을 살펴보고자 창원 마산합포구 상상갤러리 지하 1층에 사진전을 차려놓았다. 3인 사진전 이름은 '50+ 셀프 인덱싱(self indexing)'.

인덱싱은 색인 부착 또는 데이터를 찾아내기 위한 목록을 지정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동호회 회원들은 인생의 일부를 꺼내 전시장 벽면에 가득 채워 놨다. 가족사진이 끼워져 있는 지갑과 카메라 필름, 알약, 빨간 실이 쳐진 액자, 신체 일부가 담긴 사진 등이 전시장에 나왔다. 출품작은 1인당 10점가량, 모두 29점이다.

회원들은 작가노트에 이렇게 썼다. "인생을 축구 경기처럼 전·후반으로 나눈다면 기준은 몇 살로 나누어야 할까? 50대 중년 3인의 이야기다. 욕망을 위해 혹은 살아남기 위해 바쁘게만 질주했던 20~40대의 인생 전반전을 지나 후반전을 기다리며 우리는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함에 공감했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지나온 시간과 다가올 시간의 사이에 현재하는 각자의 색인을 탐색해 보고 나다운 인생 후반전을 준비한다는 의미가 작업의 출발점이다."

18일까지. 문의 010-6633-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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