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에 공격농구 색채 입혀
성적 부진에도 자신감 보여줘
FA영입 등 새 시즌 구상 열중
"팬·선수가 즐거운 농구할 것"

"수비농구는 재미없잖아요. 다음 시즌에는 팬들도 선수들도 즐거운 농구를 하도록 잘 다듬어보겠습니다."

프로농구 플레이오프가 한창인 13일 창원체육관에서 만난 조성원 창원LG 감독은 수비지향적인 농구보다 공격농구를 다음 시즌에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LG는 이번 시즌 19승 35패를 기록하며 창단 첫 꼴찌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2019-20시즌 9위에 이어 2년 연속 봄농구 탈락이자 조 감독이 실패한 첫 시즌이다.

성적은 아쉬움이 묻어났지만 무의미하지 않았다. LG는 프로농구 꼴찌 역대 최다승과 전 구단 상대 승리 기록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여기에 공격농구 성과도 있었다. LG는 올 시즌 리그 평균 득점 최하위를 기록했으나 팀득점은 72.6점에서 78.4점으로 향상됐다. 득점 성공률이 낮아졌지만 그만큼 더 공격시도는 늘어났고, 조 감독이 바랐던 방향대로 선수들이 따라준 결과물이다.

조 감독은 "LG 팬들과 창원시민들에게 꼴찌라는 성적을 내게 돼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면서도 "성공률은 떨어졌지만 선수들이 자신있게 슈팅을 시도한 것은 만족스럽다. 부임 후 3개월 만에 정규시즌에 돌입해 선수단 분위기를 바꾸고, 공격농구 색채를 입힌 것은 큰 성과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부임과 함께 선수단과 3개월 훈련을 이어간 조 감독의 말처럼 LG 선수단은 패배에도 굴하지 않고 큰 소리로 선수단을 독려했다. 성적이 부진해 주눅들어 있던 모습을 벗어나 '할 수 있다'는 외침이 경기 내내 이어진 LG다. 꼴찌 팀에서 볼 수 없는 의지와 열정이 묻어났다.

▲ 지난달 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KCC와 창원LG의 경기에서 조성원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KBL
▲ 지난달 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KCC와 창원LG의 경기에서 조성원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KBL

그럼에도 조 감독은 성적 부진이 아쉽다. 1·2라운드에서 LG는 각각 4승 5패를 기록했다. 당시 6위와 경기 차이는 2경기였에 그쳤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 서민수, 박정현, 캐디 라렌 등 높이가 있는 선수들이 차례로 쓰러지며 동력을 잃었다. 5·6라운드에 안방경기가 많아 6강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계획이 무의미해진 순간이다.

조 감독은 "높이 경쟁을 할 수 있는 구성이 안됐다. 부진 속에 이관희를 영입하며 팀 구성에 여유가 생기긴 했다"면서도 "선수들이 부상에서 복귀한 뒤 제 컨디션을 찾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고 변명이겠지만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시즌이 종료됨에 따라 선수단은 각자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조 감독은 할 일이 많다. 선수단 구성과 전술적 변화 역시 구상 중이다.

최근에는 국외로 떠나 외국인선수를 찾기 어려운 시점이라 외국인선수 비디오만 300여 개를 들여다보며 팀 색채와 맞는 선수를 찾고 있다. 캐디 라렌과 리온 윌리엄스 모두와 작별하게 될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안을 찾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조 감독은 "외국인선수 변화도 구상 중에 있다. 코로나19로 직접 선수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영상을 보고 어떤 선수가 팀에 더 적합한지 옥석을 가리고 있다"며 "다음 시즌을 위해 FA 영입도 필요하다. 좋은 선수들이 나오는 만큼 팀 체질개선에 나설 계획"이라며 영입 가능성을 인정했다.

조 감독의 첫 시즌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끝났다. 달리 보면 더 내려갈 곳이 없기에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볼 수도 있다. 다음 시즌 조성원호 2기는 이번 시즌 아픔을 자양분 삼아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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