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공동투쟁단 비판
사측 "사회적 합의 이행 완료"
노조 "노동조건 개선 안 보여"

"최근 퇴사한 직원이 '이렇게 착취당하고 보호받지 못하며 행복하지 못한 제빵·카페 기사가 만든 빵과 음료라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앞으로는 사먹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SPC그룹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을 고용한 자회사 설립 3주년을 맞아 사회적 합의 이행을 완료했다고 선언했으나 민주노총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파리바게뜨 공동투쟁 참가단(이하 공동투쟁단)은 13일 오전 11시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합의가 이행될 때까지 매장 앞 1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는 2017년 SPC가 파리바게뜨 가맹점 제빵·카페 기사 불법파견, 임금체불 문제를 수습하면서 꺼낸 카드다. 당시 이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으면 불법파견 1명당 1000만 원 등 5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SPC는 2018년 1월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와 정의당·더불어민주당·가맹점주·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사회적 합의를 맺었다.

합의 주요사항은 △자회사 변경 후 근로계약서 재작성 △노사 간담회·협의체 운영 △체불임금 해결 △부당노동행위자 징계 △본사 직원과 3년 내 동일임금 약속 등이다.

▲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파리바게뜨 공동투쟁 참가단이 13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SPC 파리바게뜨의 사회적 합의 이행과 노동조합 탄압, 여성노동자 차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파리바게뜨 공동투쟁 참가단이 13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SPC 파리바게뜨의 사회적 합의 이행과 노동조합 탄압, 여성노동자 차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지난 1일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스는 '비전 선포식'을 열고, 지난 3년간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임금을 총 39.2% 인상하고, 휴무일도 협력사 때보다 30% 이상 늘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동투쟁단은 SPC가 합의 당사자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합의 이행 완료'를 선언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자회사 변경 후 근로계약서 재작성과 부당노동행위자 징계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으며, 노사 간담회와 협의체는 운영되지 않아 2019년 천막농성을 벌였으나 이후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SPC 측이 사회적 합의 핵심 내용인 '본사직과 동일 임금'을 이행했다고 주장하지만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라는 노조 측 요구는 묵살했다고 밝혔다.

공동투쟁단은 노동조건도 개선점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들은 "회사는 연차·보건휴가 사용을 제한하고 법정 휴일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며 "유니언숍 제도를 체결해 한국노총 소속 노조에만 가입하도록 공지하는 불법적인 행동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경하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부지회장은 "회사는 합의서 이행 셀프 선포식을 열고 자화자찬했지만 현장 기사들은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고 느낀다"라며 "사회적 합의 이행으로 불법파견 문제 등 잘못을 사과하고 제대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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