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균팩에 생수 담아 판매도
업계 100% 전환은 어려울 듯

'생수병은 페트'라는 등식이 확고하지만 일부 업체는 종이팩에 생수를 담아 판매하고 있다.

국제환경보전기관 W재단과 매일유업이 제조·판매하는 '후시워터'는 몸통 부분을 플라스틱이 아닌 멸균팩을 사용해 만든 생수다. 멸균팩은 살균팩에 얇은 알루미늄을 추가해 제작한 재질로 두유, 주스처럼 상온 보관할 수 있고 유통기한이 긴 상품에 주로 사용된다.

후시워터를 살펴보면 플라스틱이 사용된 부분은 뚜껑과 뚜껑이 연결된 입구다. 뚜껑과 연결된 입구 부분은 힘줘 떼면 몸통에서 분리된다. 먹는샘물이 아닌 혼합 음료라고 적혀있는데 이는 수원지에서 취수 즉시 용기에 담지 않고 제조업체가 미네랄을 첨가한 데 따른 설명이다.

화장품 통을 종이로 제작하기도 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 이니스프리는 종이 용기를 활용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린티 씨드 세럼 페이퍼 보틀'이라는 제품은 내부에는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고 겉을 종이로 감싼 제품이다. 기존보다 51.8% 플라스틱을 절감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위장 환경주의나 소비자 기만으로 지적을 받았는데, 종이 라벨에 'Hello, I'm Paper Bottle(안녕, 나는 종이병이야)'이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 '플라스틱 없이도 잘 산다(플없잘)'에 "이니스프리 종이병을 갈라봤더니 플라스틱병이 들어있네요"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은 '감쪽같이 속았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처럼 종이로 페트를 대체하는 제품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플라스틱 단가 장점, 제조업체 설비 부재 등의 문제로 기존 유통업계에 친환경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가볍고 충격에 강하며 제품 보존이 쉽고 저렴한 재질로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것이 없다는 게 중론"이라며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만들거나 최소한의 플라스틱만 사용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인 변화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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