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수 의원 투기 의혹 제기
"공무원 자녀 3억가량 이득"
당시 담당자 3명 검찰 고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이는 가운데 진주시청 전 고위 공무원의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개발정보나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을 넘어서 행정 권한을 부동산 투기에 적극 활용한 악의적인 유형이라 제대로 된 수사가 요구된다. 나아가 현재 진행 중인 공직자 등에 대한 전수조사에서도 이러한 유형에 대한 조사 필요성도 제기된다.

류재수(진보당) 진주시의원은 13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 전 도시건설국장 자녀가 산 땅에 대한 특혜성 도로개설 의혹을 제기했다. 류 의원에 따르면 전 국장 ㄱ 씨의 자녀가 2013년 8월 진주시 문산읍 옥산리 3000여 ㎡ 땅을 샀다. 이후 진주시가 계획에도 없는 진입도로를 개설해주면서 사실상 맹지였던 땅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 문제는 해당 도로가 개설될 당시 ㄱ씨가 해당 부서 국장을 맡고 있었으며 2016년 정년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진주시 문산읍 옥산리 일대 모습. 버섯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4동과 농막이 설치돼 있다. 비닐하우스로 들어가는 비포장도로가 진주시가 개설해준 문제의 진입로다.  /김종현 기자
▲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진주시 문산읍 옥산리 일대 모습. 버섯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4동과 농막이 설치돼 있다. 비닐하우스로 들어가는 비포장도로가 진주시가 개설해준 문제의 진입로다. /김종현 기자

류 의원은 "도로가 생기면서 ㄱ 국장 자녀는 결과적으로 2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남겼다"며 "이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들을 직권남용과 업무상 배임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다"라고 밝혔다.

시는 ㄱ 씨 자녀가 땅을 산 이후 2014~2015년에 문산 대호~정촌 죽봉간 이도 208호선 확장공사를 진행, 해당 노선과 관련이 없는 땅을 보상해주고 도로를 냈다.

류 의원은 "시를 통해 확인했더니 시가 보상해준 23필지(보상액 2억 2000만 원)는 이도 208호선 실시설계 편입 용지와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며 "시가 도로를 내준 땅은 ㄱ 전 국장의 자녀가 미리 사둔 땅이 포함돼 있었고 결과적으로 진입도로가 됐다"라고 주장했다. 류 의원은 또 "도로 개설로 말미암아 맹지였던 땅에 진입도로가 생겼고, 이를 근거로 산지 전용허가를 받아 지난해 되팔았는데 등기상 매매가는 구입가 1억 2000만 원의 4배가량인 4억 7000만 원이었다. 관련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2억 7000만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토지 보상과 진입도로 공사는 당시 ㄴ 건설과장(퇴직)의 전결로 이뤄졌다. 류 의원은 "도시건설국장 ㄱ 씨의 지시나 공모가 있었는지, ㄱ 국장이 제3자인지 당사자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 건설과장 ㄴ 씨, 팀장 ㄷ 씨, 담당자 ㄹ 씨를 직권남용, 업무상배임, 부패방지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퇴직했다.

▲ 류재수 진주시의원이 13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현 기자
▲ 류재수 진주시의원이 13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현 기자

류 의원은 "23필지의 보상 이유가 원촌~죽봉 간 도로 개설이었으며 설계도까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설계도는 아마 보상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대호~죽봉 간 이도 208호선과는 별개의 도로이다. 대호~죽봉 간 도로 확장포장 예산으로 원촌~죽봉 간 도로 일부(23필지)를 보상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류 의원은 "하지만 시는 원촌~죽봉 간 도로 개설 구간 중 ㄱ 전 국장 자녀의 땅까지만 도로 개설을 하고 나머지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추후 도로 개설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을 시로부터 확인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시가 ㄱ 전 국장에게 특혜를 주고자 도로 개설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ㄱ 전 국장의 자녀가 지난해 매도한 땅에는 현재 버섯 재배를 위한 비닐하우스 4동과 농막(컨테이너)이 설치돼 있다. 폭 6m 정도의 도로는 자갈이 깔렸고 포장은 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경찰이 이 사안에 대해 수사를 해 지난해 무혐의 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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