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총 주최로 발언 대회
"활발한 작품 활동에 필수적"

경남지역 장애예술인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공개적으로 처음 마련됐다. 장애예술인은 자신들에 대한 관심, 애로를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반기면서도 "탁상공론이 아니라 (장애예술인의 바람이)실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2일 경남콘텐츠코리아랩 중앙홀에서 ㈔한국예총 경남연합회(이하 경남예총)가 주최한 장애예술인의 예술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당신의 예술은 안녕하십니까'가 열렸다. 장애예술인이 주인공이 돼 그들의 목소리를 말하는 자리였다.

장애예술인도, 참석자들도 이런 자리가 생소해보였다. 장애예술인은 그간 겪은 어려움과 바람을 적은 종이를 보며 차근차근 말했고 참석자들은 '장애예술인'이라는 단어가 익숙지 않은지 발음을 실수하기도 했다.

이날 거창미술협회 김기수(지체장애), 창원사진협회 김영헌(시각장애), 창원미술협회 김화문(뇌병변장애), 진주미술협회 박우양(지체장애), 진주미술협회 김경숙(지체장애) 씨가 참여했다.

장애예술인은 비장애예술인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바랐다. 특히 활발한 예술활동을 위한 '전시 공간'과 '활동보조인'을 필요로 했다. 주위를 둘러봐도 장애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장애예술인이 예술활동을 하기란 더 쉽지 않다.

▲ 12일 경남콘텐츠코리아랩에서 열린 '당신의 예술은 안녕하십니까'에서 장애예술인이 발언하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
▲ 12일 경남콘텐츠코리아랩에서 열린 '당신의 예술은 안녕하십니까'에서 장애예술인이 발언하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

비가 오는 데도 거창에서 창원까지 온 김기수 씨는 "중증 장애예술인이 작품활동을 하려면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활동 보조인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휠체어를 탄 김 씨에게 여전히 문화예술회관은 문턱이 높다. 그는 "거창문화센터는 접근성은 좋으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전시실로 들어가려면 입구가 협소한 데다 문에 전시 작품이 걸려있어 훼손 우려 때문에 작품을 떼고 이동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김화문 씨는 "무거운 물건이나 작품을 옮기기에는 혼자 힘으로 어렵다"며 "장애예술인이 1년에 몇 번씩이라도 활동가의 도움을 받아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지자체가 비장애예술인뿐만 아니라 장애예술인의 작품도 구입해주길 바랐다.

박우양 씨는 "예술활동 지원사업 중에 장애예술인을 위한 지침이나 정책이 얼마나 있는지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김경숙 씨는 "장애인은 문화예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잘 없다"고 현실을 꼬집었다.

한편 지난 2019년 시행된 '경상남도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조례'에 따르면 도지사는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장려·지원하기 위해 5년마다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또 필요한 경우 장애인문화예술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경남도의 경우 장애예술인 실태 자료가 전무하며 장애예술인만을 위한 창작지원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박정열·김영진·김경영 도의원, 김영덕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 조형호 경남도 문화예술과장 등이 참석했는데 실제로 장애예술인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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