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제9구단 창단 추진 / 2011년 경남지역 연고 NC 탄생
2013년 1군 입성…기량 향상 / 2016년 한국시리즈 무대 진출
지난해 10년 만에 통합우승 / 공룡왕조 구축 첫발 내디뎌

NC다이노스가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2011년 3월 31일 창단한 NC는 4월 11일 법인을 설립하고 프로구단으로서 면모를 갖춰나갔다. 2012년 퓨처스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거침없이 질주'한 가운데 지난해 통합우승까지 달성한 NC. 지난 10년간 공룡군단이 걸어온 길과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 등을 살펴봤다.

◇경남지역 연고 구단 탄생 = KBO가 2010년 10월 '8개 구단 체제에서 2개 팀을 더 창단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NC의 태동은 시작됐다. 팀 창단과 관련해 이미 KBO와 창원시가 교감을 나눈 터였는데, 통합 이후 창원·마산·진해지역을 하나로 묶을 구심점이 필요했던 시에 '프로야구단 유치'는 매력적인 카드였다.

KBO와 시가 10월 26일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신규 프로야구단 유치는 가시화했다. 몇몇 기업이 창단 의향을 내비쳤다. 게임업체 엔씨소프트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고 KBO 이사회가 2011년 2월 8일 제9 구단 우선협상기업으로 엔씨소프트를 선정하면서 사실상 경남지역 연고 구단의 탄생을 알렸다.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마산을 제2 연고지로 삼고 있던 롯데자이언츠가 '창원 연고 팀 창단'을 반대했다. 창원시도 '9구단 유치 철회 고려'로 KBO를 압박했다. 롯데는 엔씨소프트를 우선협상기업으로 선정할 때에도, 제9 구단 창단 의사를 묻는 구단주 총회에서도 반대하는 등 마지막까지 몽니를 부렸다.

◇"사람들의 가슴이 두근거리는 구단 만들고 싶다" =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011년 3월 31일 열린 창단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의 가슴이 두근거리는 구단'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엔씨소프트 고향은 창원"이라며 "3개 지역이 통합한 창원시가 야구로 화합할 수 있도록 감동 드라마를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4월에는 구단명 공모가 진행됐는데, 2만 2000여 명이 7900여 건의 아이디어를 낸 가운데 공룡을 뜻하는 '다이노스'가 최종 선정됐다. 8월에는 ㈜엔씨소프트프로야구단에서 NC다이노스프로야구단으로 변경됐음을 알렸다. NC라는 영문 브랜드에는 연고지인 창원이 3개 시(창원·마산·진해) 통합으로 새로운 창원(New Changwon)으로 재탄생해 '스포츠를 통한 지역 통합'에 앞장서겠다는 비전이 담겼다.

NC는 이상구 단장, 이태일 대표이사 체제에서 팀 꾸리기에 나섰다. 관심사였던 감독에는 김경문이 선임됐다. 어린 선수 발굴에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내는 등 챔피언 스피릿도 갖춘 인물이었다.

◇2019년 처음으로 총 관중수 롯데 앞서 = 김경문호는 순항했다. 2012년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우승을 확정한 NC는 2013년에는 1군 입성 첫해 7위에 자리했다. 2014년에는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며, 2016년에는 2위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데까지 성공했다.

팬들도 환호했다. 2012년 퓨처스리그 안방 개막전에 9865명이 찾은 가운데 그해 안방에서 치른 58경기에 13만 943명이 발걸음했다.

1군 입성 첫해인 2013년 관중 52만 8699명을 시작으로 △2014년 46만 7033명 △2015년 52만 2669명 △2016년 54만 9125명 △2017년 53만 1121명 △2018년 44만 2872명이 마산구장을 찾았다. 새 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 경기를 치른 2019년에는 71만 274명,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린 2020년에는 4만 5992명이 발걸음했다.

눈에 띄는 점이 있다. NC는 창원NC파크 개장, 가을야구 복귀 등 이유로 2019년 처음으로 총 관중수에서 롯데에 앞섰다. 그해 최하위에 그쳤던 롯데는 67만 9208명만이 부산 사직구장을 찾았다. 성적뿐 아니라 관중수에서도 NC의 승리였다.

◇새 야구장 명칭 놓고 지역사회 시끌벅적 = 실망도 안겼다. 선발투수 이태양은 2015년 5월부터 9월까지 4차례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영구 실격 처리됐다.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는 2016년 9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해 8월에는 2021 KBO 신인 1차 지명에서 선택을 받은 김해고등학교 김유성이 학교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돼 지명 철회로 이어졌다.

새 야구장 명칭을 두고 지역사회가 시끌벅적한 적도 있다. 시가 2018년 11월 새 야구장 이름을 압축해 시민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는데, 구장이 자리해 있는 '마산'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마산지역에서 반발했다.

시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가 가동돼 통칭은 '마산야구센터', 새 야구장은 '창원NC파크', 기존 구장은 '마산야구장'으로 이름 붙이기로 했지만 마산야구센터 창원NC파크를 '마산야구센터 창원NC마산구장'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하는 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2018년 6월 3일 김 감독이 중도 하차할 때도 잡음이 나왔다. 연봉 협상, 선수 영입 등으로 현장과 프런트가 마찰을 빚다가 성적 부진이 도화선이 돼 사실상 경질로 이어졌다. 7월 12일 전반기 최종전이 끝나고 전준호 작전·주루코치가 2군행을 통보받자 터져버린 팬들은 NC 수뇌부 퇴진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만화 같은 창단 첫 통합우승 = 2018년 최하위로 전락한 NC는 이동욱 전 수비코치를 새 감독으로 임명하며 변화의 불씨를 지폈다.

이 감독은 NC를 이끈 첫해인 2019년 정규시즌 5위를 차지하며 가을야구 복귀를 알렸으며, 2020년에는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베어스를 꺾고 통합우승을 확정 지은 선수들은 록 밴드 퀸(Queen)의 'We Are The Champions'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집행검을 들어올렸는데, 이후 김 구단주의 이야기처럼 '만화 같은 일'이었다.

끝이 아니다. NC는 올해 캐치프레이즈를 'NEVER STOP'으로 정했다.

멈추지 않는 도전을 의미하는 캐치프레이즈는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지만 올해 심기일전해 다시 도전한다는 각오가 담겼다.

황순현 대표이사는 "지난해 우리는 창단 첫 통합우승을 거두며 창원시민과 자부심·용기를 나눴다"며 "프로구단이 지역사회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점은 좋은 성적으로 힘과 용기를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멈추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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