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통예술고, 군에 전달

국악계 큰 스승으로 불리며 우리나라 국악 이론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 받는 기산(岐山) 박헌봉(1906~1977) 선생의 유품이 고향인 산청군 단성면으로 돌아왔다.

산청군은 박헌봉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기산국악당에서 <창악대강(唱樂大綱)> 초판 동판을 비롯한 유품 20여 점의 전달식을 했다고 7일 밝혔다.

유품은 기산 선생이 설립하고 초대 교장을 지낸 바 있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가 보관 중이었던 것으로 왕기철 교장이 직접 이재근 군수와 최종실 기산국악제전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유품 중에는 <창악대강> 등의 글씨가 쓰인 동판 외에도 흥보가의 박타는 장면을 표현한 그림동판을 비롯해 창악대강 원본과 각종 사진자료도 포함됐다.

군은 전달받은 유품과 기존 보관 중이던 유품 전체를 기산국악당 내 기념관에 보관·전시할 예정이다.

<창악대강>은 기산 선생이 평생에 걸쳐 집필한 창악(판소리) 관련 저서로 창악의 기원과 유래, 음조, 발성을 비롯해 오음과 십이율, 근세국악의 발자취 등 창악의 이론이 모두 담겨 '국악대사전'이라고도 불린다.

▲ 창악대강 글자 동판 국풍대진.  /산청군
▲ 창악대강 글자 동판 국풍대진. /산청군

특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춘향가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등 판소리 다섯마당의 가사를 집대성해 국악사적 가치가 높다.

창악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잘 표현한 까닭에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선생은 전국을 다니며 명창들의 민요와 판소리를 녹음하고 채보하여 해방 이후 이를 바탕으로 창악대강을 집필하는 한편 300여 곡에 이르는 민요와 명인·명창들의 창악 200여 곡을 음반에 담았다. 이는 이후 국악학교 등을 통해 우리 국악과 판소리를 재현하는 기반이 됐다.

기산 선생의 업적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국악예술고등학교 설립이다.

기산 선생은 1960년 '국악의 어머니'로 불리는 향사 박귀희 명창을 비롯한 많은 국악인들과 함께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당시 국악예술고등학교)를 설립했다.

기산 선생은 이 학교의 초대 교장을 맡아 국악 부흥에 온몸을 바쳤다.

이재근 산청군수는 "기산 선생이 이루고자 하셨던 민족예술, 국악의 부흥과 계승에 우리 산청군이 앞장 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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