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부패 향한 절망과 분노의 표출
해결 못 하면 단죄한다는 게 국민 마음

2021년 4월 7일, 국민의힘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도시, 서울시와 부산시에서 시행된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였다. 집권당인 민주당의 오만, 부동산 등 경제정책 실패, 야당의 집권 가능성 등 아마도 많은 논객들이 선거 결과를 두고 이러저러한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결정했던 요소는 '양극화와 부패'였다는 점에서 그 경제적 의미를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첫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젊은 세대의 절망'이다. 2021년의 경제상황을 비유하는 가장 적합한 말은 '벼락거지'라는 말일 것이다. 20~30대 입장에서 하늘 높이 치솟는 주택가격을 보면서 이번 생애에서는 망했다고 여긴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가운데 자영업자는 영업을 하지 못해 파산으로 내몰리고, 아파트 가격으로 대표되는 자산가격은 끝도 없이 오르고 있다. 현 집권여당은 집값 폭등을 잡기 위해 보유세 강화라는 규제 일변도 정책을 추진했지만 저금리에 기댄 과잉 유동성이 무제한 공급되는 상황에서 집값이 잡힐 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집권 여당은 개혁을 추진하고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했지만 서민들 삶을 개선하고 집값을 안정시킬 정책과 수단도, 더 나아가 의지도 없는 말만 앞세운 가짜라고 보는 것 같다.

두 번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노후도 없이 집한 채에 매달리는 중년세대의 분노'이다. 50~60대 입장에서 봐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잘못된 경제정책 때문인데 유주택자를 범죄시하고 징벌적 증세만을 앞세운 현 정부에 분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보인다. 20세기 한국 경제가 고성장한 덕분에 90년대까지 우리 모두는 걱정없이 집 한 채 사서 소박하게 사는 게 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IMF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인구증가의 정체와 성장률 저하 등으로 한국 경제 성장동력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을 선출하여 4대 강 운하건설과 같은 대규모 토목사업으로 성장률을 높이려 노력해보고 다른 한편으로 세금과 금리를 낮추어 투자를 촉진하고 비정규직을 용인하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추진해왔다. 위에서처럼 일반 시민들이 절망과 분노로 상심해있는 상황에서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개발정보를 빼내 투기 행위를 일삼는 것은 민심의 분노에 불을 지르는 것과 다름없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1992년 민주당 빌 클린턴이 사용했던 선거운동 문구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다시 제기될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경제문제보다 지나치게 검찰개혁과 같은 정치 문제에 집중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국민은 누구든지 경제적 양극화와 불공정 및 부패를 해결하지 못하면 단죄를 할 것이고 이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있는 집단에 손을 들어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집권당에는 준엄한 경고를, 야당에는 분발과 격려를 해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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