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가서 이름 딴 막걸리 출시·아이스크림에 극 매운 맛 가미
유행에 민감한 세대 특성 반영…한정판 출시로 호기심 자극도

유통업계가 유행가를 딴 막걸리, 매운 아이스크림 등을 출시하며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유행에 발 빠른 유통업계 신상품 = 편의점 CU는 지난 2일 가수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에 착안한 '테스형 막걸리'를 내놓았다. 포장지엔 소크라테스가 막걸리 사발을 들고 '테스형'의 가사인 '세상이 왜 이래'를 외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CU는 집술, 젊은 층의 막걸리 구매 수요가 증가하자 MZ세대가 즐기는 뉴트로(신복고) 열풍을 반영해 '테스형 막걸리'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창원지역 한 편의점주는 "입고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주로 구매하는 세대는 젊은 층"이라고 말했다.

▲ 유통업계가 최근 MZ세대를 겨냥해 출시한 제품들. 왼쪽부터 '두꺼비바', '테스형 막걸리', '멘붕어싸만코',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 /안지산 기자
▲ 유통업계가 최근 MZ세대를 겨냥해 출시한 제품들. 왼쪽부터 '두꺼비바', '테스형 막걸리', '멘붕어싸만코',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 /안지산 기자

코로나19로 우울해지는 현상인 '코로나 블루'를 떡볶이, 마라탕, 닭발 등으로 날려버리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매콤한 음식도 주목받고 있다. 신제품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상품은 매운 아이스크림이다. 빙그레가 만우절인 지난 1일 출시한 '멘붕어싸만코', 롯데제과가 3월에 출시한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다.

멘붕어싸만코는 기존 붕어싸만코에 불닭소스를 첨가해 매운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이다. 정신이 흔들리거나 흐릿해진다는 의미의 '멘붕'과 '붕어싸만코'를 합성한 제품명이다.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는 할라피뇨 성분이 들어간 주황색 떡 안에 매운맛 칩을 넣었다. 모두 일정 기간 판매하는 한정 상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력상품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최근 식품업계의 흐름"이라며 "유행에 민감한 MZ세대를 겨냥한 한정 제품, 단기적인 이벤트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와 CU는 지난달 해장용 아이스크림으로 '두꺼비바'를 출시했다. 진로소주와 같은 색감의 포장지 속 아이스크림에 헛개, 벌꿀, 소다 등 성분이 들어있다. 소주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함께 하이트진로의 두꺼비 캐릭터를 좋아하는 MZ세대 소비자를 겨냥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해장뿐만 아니라 디저트용으로도 즐길 수 있다"며 "친근한 디자인과 캐릭터를 활용해 재밌는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를 노린 제품"이라고 말했다.

▲ 롯데제과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의 찰떡 안에 든 알갱이. 입 안이 얼얼할 정도의 매운맛을 뿜어낸다. /안지산 기자
▲ 롯데제과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의 찰떡 안에 든 알갱이. 입 안이 얼얼할 정도의 매운맛을 뿜어낸다. /안지산 기자

◇직접 먹어보니 '괴식'이지만 이색 경험 = 테스형 막걸리를 구매해 시음해 봤다. 보통 막걸리 이름은 지역을 내세우거나 독특한 맛을 내세우는데, 테스형 막걸리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맛은 시중 막걸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포장지에 그려진 '세상이 왜 이래' 문구와 볼 빨간 소크라테스의 모습이 익살스럽다. 가수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 가사처럼 힘든 세상살이를 막걸리 한 잔으로 위로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막걸리를 마신 후 해장용 두꺼비바 포장지를 뜯었다. 포장지의 친숙한 진로 두꺼비를 보며 대중적인 과일 맛도 아닌 '초시원한 맛'이 뭘까 싶은 궁금증이 들었다. 식감은 셔벗과 흡사하다. 쓴맛인 숙취 해소 음료와는 달리 파란 윗부분은 소다맛, 갈색 아래쪽은 헛개·꿀맛이다. 아이스크림이라 그런지 상쾌하다.

멘붕어싸만코,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는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맵다. 포장지는 둘 다 매운맛을 강조한 빨간색. 멘붕어싸만코에는 살구색 붕어가 아니라 붉은색 붕어가 들어있다. 찰떡아이스에는 붉은 알갱이들을 머금은 주황색 찰떡 주머니가 들어있다. 먹어보니 더 매운 건 찰떡아이스. 굉장히 어색한 맛이지만 한정판으로 나온 데다 특이한 맛이라 호기심으로는 먹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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