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호 디카시집 〈고단한 잠〉

하동 출신 김남호 시인이 디카시집 <고단한 잠>(사진)을 출간했다.

김 시인은 2002년 계간 <현대시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2005년 계간 <시작>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와 시(詩)의 합성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5줄 이내의 짧은 문장이다. 김 시인이 말하는 디카시는 "사진이 지워지면 시가 불구가 되고 마는 상황"이란다.

이번 시집은 총 4부로 55편의 시가 실렸다. 김 시인은 하동의 아름다운 풍경, 우리가 놓치고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의 찰나를 포착해 그만의 시각으로 글을 풀어낸다. 그의 말마따나 사진과 시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연인처럼 잘 맞아 떨어진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 디카시만의 상상력과 형식으로 일상에 편재한 시적 의미를 읽어내고, 현대인의 욕망과 소외를 엿보는가 하면, 식어가는 공동체 의식을 데우기 위해 연대와 참여라는 고전적 가치를 환기한다."(출판사 책 소개 중)

디카시집은 편안하면서 기발하다. 미소를 머금다가 이내 탄식이 나온다. "빈 밥그릇 안에 들어가/ 허기를 덮고 잠든 개…/ 삼시세끼의 길은 멀고도 험해서/ 스스로 한 끼의 밥이 되어 허기를 속이는/ 저 고단한 잠이여!"('고단한 잠' 전문)

"당기는 힘으로 밀어내는 게 있지/ 끌어안는 거보다 밀어내는 게 더 달콤할 때가 있지/ 마주보면서도 평생 그리운 게 있지"('평행선' 전문)

추천사를 쓴 복효근 시인은 "사진이 어떻게 시의 질료가 되는지 언어가 어떻게 사진을 시로 재탄생하게 하는지 김남호 시인은 이번 시집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