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이 있는 곳이 내 삶의 중심점인 법
서울 집 보유자가 균형발전 관심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양산 을)·김정호(김해 을), 국민의힘 강기윤(창원 성산)·강민국(진주 을)·박완수(창원 의창)·윤한홍(창원 마산회원). 이들은 진짜 경남도민 국회의원이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김해 갑), 국민의힘 김태호(거창함양산청합천)·박대출(진주 갑)·서일준(거제)·윤영석(양산 갑)·이달곤(창원 진해)·정점식(통영고성)·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최형두(창원 마산합포)·하영제(사천남해하동). 내가 보기엔, 이들은 서울시민 국회의원이다. 단지 주소만 경남에 두고 있을 뿐이다.

무슨 얘기냐 하면, 집 얘기다.

앞서 말한 '경남도민 국회의원'은 자기 지역구에 집을 소유하고 있고, 서울에는 전셋집을 얻어 국회 일을 보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민 국회의원'은 서울에는 집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도내 자기 지역구엔 전셋집만 있다.

한국인에게 집이란 무엇일까? 온갖 의미를 갖다붙일 수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자기 삶의 중심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집이 있는 곳이 내 삶의 중심점이고, 가장 애착을 갖는 곳이다. 전셋집은 떠나면 그만인 남의 집일 뿐이다. 서울에 집이 있고 지역구에 전셋집뿐인 정치인은 다음 선거에서 떨어지면 당장 전세 빼서 서울로 떠나면 그만이다.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나 서울에서 낙하산 비슷하게 공천받아 당선된 국회의원은 다음 선거에서 공천 못받으면 바로 짐싸들고 서울로 떠날 사람들이다. 그들은 전세 얻어 주소만 옮겨놓았지 싸들고 갈 짐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는, 서울시민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발전보다 서울 집값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란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서울 집값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인구의 서울 수도권 집중이다. 아무리 주택 공급을 늘려도 사람이 계속해서 서울에 몰려들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무리하다 싶을 만큼 지역균형발전 정책·인구 분산 정책을 강하게 써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서울 집값이 더 오르지 않거나 떨어지게 된다. 그러니 서울에 집을 소유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어찌 지역균형발전·분산정책을 원할까. 입으로는 지역균형발전을 외칠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이대로'를 외치지 않을까.

집 문제만 놓고 보면 '경남도민 국회의원'들이 고맙다. 적어도 그들은 마음의 중심을 지역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이라고 해서 돈이 없어 서울에 집을 못 사지는 않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서울에 집 사서 이익을 얻기보다는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 발전에 더 관심을 두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서울시민 국회의원'들도 저마다 할 말은 있겠지만, 어쨌든 진짜 경남도민 국회의원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서울 집부터 처분하고 지역구에 집을 장만하기 바란다. 경남도민인 척하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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