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와 함께 활짝 피어나는 골목
5월 9주년 맞아 고마움 전합니다

하루를 여는 시간, 매일 쏟아지는 눈부시게 피어나는 봄꽃 소식을 앞 다투듯 알려주는 이웃들의 마음에 덩달아 설레며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골목의 봄소식을 놓칠세라 더불어 노래하고픈 봄입니다.

2015년, 315명의 시민참여 화분을 기억하시는지요? 나무 한 그루 없는 척박한 창동 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삶이 되어버리면서 낙후되고 어두운 골목 속에서나마 화려하지는 않지만 창동예술촌을 방문하는 여행자, 지역시민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싱그러운 꽃 골목을 꿈꾸며 1인 1화분 1만 원의 기부 참여로 315개 화분을 마련했던 그때 그 시간. 창동 시민극장 거리 일대가 3·15시위 당시 '독재정권 물러가라'는 시민들의 아우성과 민주주의를 향했던 시민, 학생들의 저항을 기억하기 위하여 3·15꽃 골목 이름으로 시작되었던 첫 실험이 한동안 따뜻한 격려로 이어지고 한편 골목 가드닝으로 주목을 받았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2016년 3월, 다시 민주 소소화분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의 꽃화분 이야기가 2번째 탄생되면서 해마다 3월이면 3·15이야기로 이어가는 작은 운동이 되어버렸습니다.

2017년 다시 3월을 맞이하면서 315명의 희망메시지가 가득 부착된 아름드리 두 그루 창동 희망나무가 후미진 골목에 우뚝 서있고 2018년 경상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 가족봉사단의 참여로 가족 메시지 가득한 315가족나무가 화사하게 포토존이 되어 악취 나고 어두웠던 골목이 사랑받는 골목으로 이어졌습니다. 2019년 도시텃밭, 2020년 창동꽃길 100m로 이어진 창원시 여성친화골목 1호, 2호 탄생까지 쉼 없이 이어지면서 마지막 손길의 2021년 3월, 그동안 꽃 골목을 가꾸어 왔던 6년이 지난 지금, (사)창동예술촌과 함께 창동골목이 꽃 골목으로 싱그럽고 아름답게 정돈하게 되는 고마운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창동 골목에 새로운 봄이 왔습니다. 마산문화예술센터 시민극장도 26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맞이하고 창동 시민극장 거리를 중심으로 양 날개처럼 뻗어 누운 창동예술촌 골목 곳곳에는 창원시 주민제안 사업에 힘입어 골목 선이 아름답게 늘어진 오래된 골목마다 입주 작가의 다양한 색과 꽃 화분을 설치하고 동백나무, 치자꽃, 장미, 넝쿨식물을 어우러지게 심어 골목 풍경을 한껏 싱그러운 초록빛, 눈부신 화려한 꽃 향연을 위해 아낌없는 손길을 가득 담았습니다.

익숙한 지역에서 벗어나 이색적인 풍경을 즐기던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되면서 평소 잊고 있었던 창동 골목을 드나드는 일이 생기게 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골목에서 커피향이 코끝을 스치고 느린 걸음 속 시선마다 작은 감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욱 자랑스레 창동 골목을 노래하고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 이야기도 더불어 전하는 창동아지매가 되고자 합니다. 5월이면 창동예술촌이 9주년을 맞이합니다. 더 풍요롭게 더 소소한 행복을 드릴 것입니다. 그동안 시간을 믿고 골목을 믿어 온 시간. 창동을 사랑해준 시간, 모두에게 고마움도 전합니다.

페친 시인의 말을 살짝 옮겨 놓아봅니다. "나의 꽃밭에도 봄이 왔다. 봄이 안 오면, 봄을 심는다. 나의 꽃길에도 봄이 왔다. 창동에 이미 봄을 심었다." 창동은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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