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26명 내달 30일 해고
노동자들 "일방적 결정 규탄"
사측 "경영 정상화하는 과정"

한국지엠 창원부품물류센터(이하 창원센터)가 31일 폐쇄될 예정인 가운데 소속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창원센터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자들은 30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인 폐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2019년 인천부품물류센터를 폐쇄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창원센터와 제주부품사업소를 폐쇄해 세종부품물류센터로 통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17일 제주부품사업소가 폐쇄됐다. 26일에는 '창원부품물류센터 통합·업무 종료 안내' 공문을 노조에 보내 창원센터 폐쇄도 공식화했다. 창원센터는 한국지엠 내 직영 정비사업소와 부품대리점 등에 들어갈 엔진오일·연료필터 등 차량수리용 부품 배송을 담당하는 곳으로 영남권과 전라·충청 일부 지역을 맡고 있다.

창원센터에는 정규직 20명과 비정규직 26명이 있다. 정규직은 세종센터로 전환 배치되지만, 비정규직은 다음 달 30일 자로 해고될 예정이다.이들 비정규직은 평균 20년가량 일했다.

▲ 한국지엠이 창원부품물류센터를 31일 자로 폐쇄하기로 한 가운데 노동자들이 한국지엠 창원공장 앞에서 폐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한국지엠이 창원부품물류센터를 31일 자로 폐쇄하기로 한 가운데 노동자들이 한국지엠 창원공장 앞에서 폐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창원센터 폐쇄가 물류 지연 가속화·노동자 고통 가중 등을 부른다고 경고했다.

허원 비정규직지회장은 "사측이 인천센터 폐쇄 이유로 효율성과 임차료 부담을 앞세웠지만, 인천센터를 통합한 세종물류센터 임차료가 높아지는 역효과가 있었고 부품공급 지연 사태가 나타나 효율성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에 이어 창원센터까지 폐쇄하면 물류공급 지연 사태는 더 확산할 것이고 운송료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센터 폐쇄는 부품 물류부문 외주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지엠 부품물류는 연간 2000억~3000억 원 수익을 내는 효자 사업장"이라며 "이를 외주화한다는 것은 AS(사후서비스)를 포함한 주변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결국 생산조립공장만 남겨 향후 철수를 쉽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측은 "경영 정상화의 한 과정"이라며 "사업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세종에 전국적인 거점을 만드는 것으로, 물류센터를 통합해도 운영에 영향이 없으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 측이 주장하는 물류센터 수익은 검증이 필요하고, 고용 문제는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창원센터 비정규직 노동자 24명은 지난 26일 인천지방법원에 불법파견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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