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예총 청년예술인 발언대회
시도 지원사업 높은 문턱 지적
청년 의무할당제 등 제안 나와

"청년 예술인이 경남에서 뿌리내릴 수 있을까요?"

29일 경남예총이 주최한 '내 말이 그 말' 청년예술인 발언 대회에서 나온 이야기다. 경남콘텐츠코리아랩 중앙홀에 모인 그들은 말한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작품을 걸고 무대에 오르고 경남에서 삶을 지속하고 싶다고.

하지만 청년예술인에게 도내 각종 사업 참여 문턱은 여전히 높고, 재능기부 강요는 곳곳에서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날 5분 발언 대회에는 5명의 청년예술인 목소리로 가득 찼다. 하윤희(무용), 장종도(연극), 박도현(미술), 최효석(음악), 박상아(문화교육) 씨가 차례로 각자 느끼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표적인 이야기는 문화분야 청년 공동작업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 청년 창업 공간은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예산도 배정하지만, 청년 예술인 작업실이나 연습실은 전무한 실정이다.

▲ 29일 경남콘텐츠코리아랩 중앙홀에서 '내 말이 그 말' 청년예술인 발언 대회가 열렸다. 무용 분야 발제자인 하윤희 씨가 발언하고 있다.
▲ 29일 경남콘텐츠코리아랩 중앙홀에서 '내 말이 그 말' 청년예술인 발언 대회가 열렸다. 무용 분야 발제자인 하윤희 씨가 발언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두 번째는 각종 지원사업의 문턱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최근 3년 이상 경력'을 주요 근거로 삼는 요건에 들어맞는 청년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쿼터제를 두거나 청년 예술인 육성 분야를 별도로 만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지난 18일 경남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경상남도 청년 문화예술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환영하면서 청년 당사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자리를 마련한 조보현 경남예총 회장은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왔고 실천하는 시간이다"며 "청년이 떠나지 않게 하려면 문화예술 정책 설계에도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행사장을 찾은 김영덕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도 "청년예술인에게 무엇이 부족하고 필요한지 잘 듣고 반영하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신상훈·장종하 경남도의원도 청년 발언대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듣고 관련 조례가 제정된 만큼 근거를 가지고 각종 사업을 지원하는 예산을 마련하는 의정활동을 펼치고 연대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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