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법정관리 절차 돌입 난항
수차례 시한 미뤄 결정 미지수
공익 채권 부담·사업 계획 고심

쌍용자동차가 단기법정관리(P플랜) 돌입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가 31일(현지시각)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보내겠다는 입장을 알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측의 투자의향서 요구에 거듭 제출 시한을 미루던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 결정 시점을 최종 확정해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미 HAAH오토모티브가 수차례 답변 시점을 미루며 투자 결정을 지연한 만큼 이날 실제로 투자의향서를 보낼지는 미지수다.

HAAH오토모티브가 약속한 시점에 투자의향서를 보내올 경우 실제로 쌍용차가 투자의향서를 전달받는 시점은 한국 시각으로 내달 1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의향서를 받게 되면 내용을 검토한 뒤 이를 법원에 제출하고 회생 개시 결정 연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에 투자의향서를 보정명령 시한인 이달 31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지난 주말 이 같은 상황을 법원에 설명했으며 법원에서도 일단 투자의향서가 오는 것을 보고 조치를 취하자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따라서 회생법원이 31일까지 투자의향서를 받지 못하더라도 당장 법정관리로 들어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HAAH오토모티브는 여전히 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의 전략적 투자자(SI)는 캐나다 1곳이고, 금융 투자자(FI)는 중동 2곳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 쌍용자동차가 단기법정관리(P플랜) 돌입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가 31일(현지시각)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보내겠다는 입장을 알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연합뉴스
▲ 쌍용자동차가 단기법정관리(P플랜) 돌입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가 31일(현지시각)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보내겠다는 입장을 알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연합뉴스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자들은 3700억 원 규모의 공익 채권이 부담스러운 데다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에 담긴 흑자 전환 등 미래 사업 계획의 현실 가능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HAAH오토모티브가 2억 5000만 달러(약 2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것 외에 HAAH오토모티브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가 보내 올 LOI에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담겨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법정관리를 거쳐 쌍용차의 부채 규모가 줄어든 이후 HAAH오토모티브가 인수에 나서는 방안도 거론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 상황에 대해 "주의깊게 노심초사 보고 있다"며 "채권단과 투자자, 회사 경영진 3자가 긴밀하게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P플랜 돌입이 난항을 겪으며 생사기로에 놓인 상태다.

쌍용차는 2020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 폐지 위기에 처했다.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작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111.8%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며 1∼2월에 이어 3월과 4월 직원 임금을 50%만 지급하고 나머지 50%의 지급을 유예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다음달 2일 협력업체로 구성된 쌍용차 비대위와 간담회를 열어 현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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