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미술관 3·15의거 사진전
역사적 기록물 60∼70점 선봬

'이 가증스러운 주검을 보라!'

사진 밑엔 1960년 3월 15일 행방불명된 김주열 열사가 같은 해 4월 11일 오전 11시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경찰의 잔인함이 세상에 폭로됐다는 글이 적혀있다. 이 모습을 부산일보 허종 기자가 국내외에 타전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는 문구도 끝 부분에 새겨졌다. 글을 읽고 시선을 위로 올려보면 최루탄이 얼굴에 박힌 채로 바다에 떠오른 김주열 열사 모습이 나타난다. 그 시절 독재하의 엄혹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창원 마산합포구 진북면 추곡리 삼진미술관 2층 제5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3·15의거 기념 사진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전시작은 김주열 열사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 사진이다.

매년 만나게 되는 사진인데도 볼 때마다 남다른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촬영물이다. 이 사진을 중심으로 양옆과 맞은편 벽면엔 마산여고와 성지여고 학생들이 4~5열 종대로 거리를 걸으면서 "독재타도"를 외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시위행렬을 막는 경찰,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카빈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출동하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이 걸려있다.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해준 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악질적인 시대가 지난 뒤에 태어나서 다행이란 생각을 자아내는 출품작이 가로 60㎝, 세로 70㎝ 크기로 곳곳에 걸려있다. 이렇게 나온 사진은 60~70점 정도다.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 삼진미술관 3·15의거 기념 사진전 전시작. /최석환 기자

삼진미술관은 창원시와 3·15의거기념사업회 후원을 받아 이번 사진전을 마련했다. 조상들이 생명과 맞바꿔 일궈낸 민주화를 관람객들이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 기획이다. 미술관 쪽은 매년 3월 15일 무렵 연례행사로 해당 사진전을 열어왔다.

김경미 삼진미술관장이 부임한 게 2017년인데, 그 전후로 꾸준하게 사진전이 이어지는 중이다. 미술관은 기념 사진전을 앞으로도 매년 열겠다는 계획이다.

김 관장은 "아픈 역사지만 생명과 맞바꾼 조상들의 노력을 잊어선 안 된다"며 "전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선조들의 옛 모습을 보면서 우리 조상들을 아름답게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1일까지. 문의 055-272-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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