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개설 논의 한창이던 때
창원 시작점 유력지 집중 매입
2016년 3개 시 공동건의 나오자
배우자 명의로 또 임야 사들여
강 의원 "근거 없는 모함"반박

강기윤(국민의힘·창원 성산) 국회의원이 창원~김해 비음산터널 건설 관련 이익을 노리고 과수원과 임야를 사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창원시가 추진하는 가음정근린공원 조성사업 과정에서 지장물 수를 부풀려 보상금 6000만 원을 더 받은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제기되는 의혹이다. 강 의원은 "근거 없는 모함이며, 선산 인근 땅을 사들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남도민일보>는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직자윤리법 제10조에 따라 국회 소속 재산공개 대상자인 국회의원 298명의 정기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 가운데 강 의원이 신고한 토지를 법원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등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강 의원은 비음산터널 개설 논의가 한창이던 2008년 비음산터널 창원 쪽 출입구로 거론된 지역의 인근 땅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터널은 민간업체인 가칭 '비음산터널㈜(대표사 대우건설)'이 지난 2008년 6월 터널을 개설하겠다며 김해시에 제안하면서 공식 논의가 시작됐다. 민간사업자와 김해시는 창원시 토월나들목(IC)~김해시 진례(남해고속도로)를 잇는 제1노선안(길이 5.9㎞, 폭 20m)을 창원시에 제안했다. 하지만, 창원시는 주민 반대와 교통체증 문제를 들어 반대했다. 이로 말미암아 주민들 사이에서는 창원축구센터와 사파동성아파트 인근으로 비음산터널 출입구를 내야 한다는 '사파IC론'이 나오기도 했다.

◇'비음산터널 논의' 2008년부터 사파IC 인근 땅 대거 매입 = 등기부를 보면 비음산터널 논의가 시작된 2008년부터 강 의원 부인 이름으로 사파IC 인근 땅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먼저 같은 해 7월 11일 성산구 사파정동 24-1번지 3691㎡(약 1116.5평)를 1억 6000만 원에 샀다. 이어 약 3개월 뒤 10월 13일에는 사파정동 산 82-7번지 8186㎡(약 2476.2평)와 82-8번지 726㎡(약 219.6평)를 5600만 원에 구입했다. 또 그해 12월 29일에는 5300만 원을 주고 사파정동 산 78번지 6248㎡(약 1890평)를 매입했다. 이들 땅은 모두 연접해 있다.

앞서 강 의원은 2006년 7월 4일 개원한 8대 경남도의회 의원이었고, 건설소방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그러다 2008년 1월 28일 도의원직에서 사직하고 제18대 총선 창원 을 선거구에 출마를 선언했다. 비음산터널은 민간사업자가 2008년 사업제안서를 김해시에 냈지만, 구두로 훨씬 이전부터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강 의원이 건소위 활동을 하면서 비음산터널 관련 정보를 사전에 획득했을 가능성도 있다.

우연의 일치일까. 4년 뒤 2012년 10월 비음산터널 민간사업자는 창원 사파IC~진례(남해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제2노선안(길이 7.8㎞, 폭 20m)을 제안했다.

게다가 강 의원은 2016년 11월 4일 역시 배우자 명의로 2500만 원에 성산구 사파정동 산 72번지 1만 810.10㎡(3270평)를 매입했다. 이는 김해시, 밀양시, 양산시가 공동으로 '비음산터널 민간투자사업 시행'을 정부에 건의한 직후다. 3개 시 공동건의는 9월이었다.

다른 의혹도 있다. 등기부에는 강 의원 부인이 사파정동 24-1번지 3691㎡를 1억 6000만 원에 매입한 것으로 등록되어 있다. 그런데 2008년 당시 이 터의 공시지가는 ㎡당 6만 300원이다. 당시 공시지가대로만 계산해도 2억 2256만 원이 나온다. 통상 공시지가가 실제 거래되는 가격의 60~70% 수준임을 고려하면 강 의원 부인이 등록한 금액은 상식 이하로 턱없이 낮은 가격이어서 허위 신고 의심도 낳고 있다.

◇강기윤 "근거 없는 모함" = 이들 의혹에 대해 강기윤 의원은 "생각해볼 가치도 없다"며 반발했다. 강 의원은 먼저 도의원 시절 건소위 활동을 통해 사전 정보를 입수한 것 아니냐는 의심에 대해 "2008년 이전 비음산터널 관련 사전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24-1, 산82-7, 산82-8을 매입하게 된 배경은 "해당 토지 일대가 원래 강씨 집성촌이 있던 곳이다. 고향에 살다 고향땅에 묻히고 싶은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며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토지가 창원축구센터로 수용되면서 시로부터 받은 보상금으로 선산과 붙어 있는 세 곳을 샀는데, 선산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한다는 의미였다. 고생하며 저를 키워주신 부친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해당 토지는 국토 25호선 위쪽 산 중턱에 있어서 고도가 높은 임야다. 설사 비음산터널이 뚫린다 해도 임야 아래로 관통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밖에도 터널 출구와도 인접하지 않아 터널 개통에 따른 혜택도 없는 땅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 78번지를 매입한 데 대해서는 24-1, 산 82-7, 산 82-8 사고 나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추가로 이 땅을 매입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서라고 했다. 2016년 11월 매입한 산 72번지는 당시 사촌이 자금이 필요하다며 매수해달라는 요청에 매입하게 됐다고 했다.

이 밖에도 공시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24-1번지에 대해서는 "산 82-7번지, 82-8번지와 함께 일괄 매수했기 때문에 24-1만 따로 떼서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창원시가 시내 교통환경 악화와 인구 유출 등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비음산터널은 언제든 뚫릴 가능성이 있다. 김해시는 올해 하반기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비음산터널을 반영하고자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따라서 강 의원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계속 '의문의 꼬리표'가 따라 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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