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유지 장치로 연명한 환자
뇌사자 심장 기증 받아 회복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병원장 이영준)은 흉부외과 김종우·강동훈, 심장내과 조상영 교수팀이 창원 지역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 흉부외과 심장이식팀은 지난 1월 24일 허혈성 말기 심부전증으로 중환자실에서 3주간 에크모(ECMO·혈액 내 산소 주입 후 펌프를 이용해 전신 순환을 돕는 장치)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던 한모(남·63) 씨에게 뇌사 공여자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환자는 경과가 좋아 곧 퇴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심장이식팀이 수술을 성공리에 마치고 회복 중인 환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심장이식팀이 수술을 성공리에 마치고 회복 중인 환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한 씨는 1월 초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았고 바로 에크모 처치와 응급심혈관 중재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당뇨를 앓아 혈관의 손상이 심했고 좌심실 기능이 거의 상실한 상황이라 관상동맥우회술을 적용할 수 없었다. 게다가 심혈관 중재시술 후에도 혈류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중환자실에서 에크모를 이용한 집중 치료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약 3주간 두 차례 더 심정지가 있었고 더는 심장 기능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한국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대기자 등록을 한 후 공여자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김종우 교수(장기이식센터장)는 "창원에서는 첫 심장이식 수술이고 경남에서도 몇 차례 되지 않을 정도로 수도권에 심장이식 수술이 집중되어 왔다"며 "마땅한 공여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술 포기까지 고려했음에도 잘 견뎌준 환자와 심장을 공여해준 이에게 감사드리며, 지역사회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병원 측은 "국내 심장이식은 1992년 처음 시행됐고 간·폐·신장 등과 달리 뇌사자에 한해서만 기증이 가능하다. 연간 발생하는 뇌사자 중 심장을 활용할 수 있는 경우가 드물어 2000년 2월 장기 이식에 관한 입법 이후 증례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여자가 많지 않아 연간 100례 정도"라며 "말기 심부전 환자의 치료는 심장 이식 외에는 대안이 없는 실정이고 여전히 대기자에 비해 뇌사 공여자가 적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