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일곱 개의 달이 뜨다'전
26일부터 클레이아크 김해

친숙한 소재인 '달'을 통해 치유의 예술을 선사하는 전시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열린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이달 26일부터 11월 28일까지 2021년 기획전 '달:일곱 개의 달이 뜨다'를 돔하우스 전관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초유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관람자 없는 미술관의 지속 가능성과 예술의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고, 코로나 장기화로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예술을 선사하고자 기획했다.

'달:일곱 개의 달이 뜨다' 전시는 달을 주요 모티브로 인간, 예술, 달의 관계와 관련해 다양한 조형적 해석과 창의적 시도를 조명한다. 총 7명 작가가 달을 주제로 조각, 설치, 도자, 한국화, 미디어 설치 등 작품 170여 점을 내놓는다. 옹기, 분청, 민화라는 전통적 소재 속 자유분방함을 표현하는 옹기 마스터 이강효를 비롯해 김영원, 안규철, 연봉상, 최단미, 한호, 허강 작가가 참여한다.

먼저 중앙홀에서는 이강효 작가 작품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달, 산수'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에서 3개월간 제작한 작품이다. 전통 옹기 제작 기법과 분청 기법을 접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분청 산수, 대형 달 항아리, 산 형태 도자 작품이 어우러져 거대한 입체 산수화 풍경을 보는 듯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쉽게도 이강효 작가를 세계에 각인시킨 '분청 퍼포먼스' 시연을 직접 감상할 수 없다. 하지만 사물놀이 리듬을 타며 작품 제작을 시연하는 영상은 볼 수 있다.

▲ 허강 작 '만천명월(2015)'.  /경남도민일보 DB
▲ 허강 작 '만천명월(2015)'. /경남도민일보 DB

로비에서는 김영원 작가 작품 '중력 무중력'을 만난다.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제작과 동대문DDP '그림자의 그림자' 작품 기증으로도 유명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초기작 '중력 무중력'을 선보인다. 인체 조형 형태인 이 작품은 현실과 이상을 중력과 무중력에 빗대어 표현했다. 청년 시절 예술적 행위를 통해 존재 이유를 찾고자 했던 작가의 고뇌와 좌절을 고백하는 동시에 현실의 벽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는 젊은 세대를 위로하고, 좌절의 순간을 이겨내고 스스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갤러리 1에서는 한호 작가 작품 '영원한 빛-천지창조'가 전시된다. LED를 이용한 키네틱 아트 작품이다. 키네틱 아트란 작품 자체가 움직이거나 작품 속에 움직이는 부분을 표현한 예술작품으로 정형화된 형태가 아닌 작품을 뜻한다. 어두운 공간 속으로 관객이 입장해 작가가 구현한 공간과 관객의 상상력이 어우러져 완성되는 작품이다.

갤러리 2에서는 연봉상, 안규철, 최단미, 허강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연봉상 작가는 전통적인 장작 가마에서 도자기를 소성하는 도요 기법과 독특한 질감의 이중 시유 기법을 구축해낸 장인이다. 이번 전시에 전시될 블루문, 우주여행, 푸른 별의 꿈 접시, 달 항아리 등 달의 표면과 닮은 작품들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안규철 작가의 '달을 그리는 법'은 백남준 작가에 대한 오마주이자 가장 아날로그 한 방식으로 보름달의 모습을 재현하는 설치 예술이다. 수십 개 거울에 반사된 빛을 이용해 달의 형태를 만든 작품은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서로 다른 수많은 달을 불러내는 신호가 된다.

최단미 작가는 '그리움을 그리는 한국화 작가'라는 애칭에 걸맞게 달을 통해 그리움과 결핍의 정서를 치유하는 작가만의 작품 세계를 표현했다. 허강 작가는 달을 소재로 입체와 설치, 영상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라시아 달빛 드로잉 프로젝트 편집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달:일곱 개의 달이 뜨다' 전시를 기획한 김윤희 큐레이터는 "달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지의 세계, 이상, 신앙, 그리움, 영감의 상징적인 의미로 작품에 등장하고, 달 탐사 이후 반백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빈다"며 "관람객들이 위로와 희망의 세븐 문(7가지 달)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