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맛산갤러리서 이유라전
양귀비로 인간 양면성 표현

화가 이유라(37) 씨는 화훼도와 양귀비를 화폭에 담는다. 닥지에 배접하거나 분채와 먹을 두꺼운 장지 위에 옅게 여러 번 쌓아 올리는 기법으로 그림을 그려낸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그림 속 꽃과 사람의 이미지는 서로 대비된다. 파랑, 빨강, 초록의 원색으로 표현된 꽃송이와 나뭇가지 등은 생기발랄한 분위기를 발산한다. 반면 꽃을 배경으로 그려진 여인의 얼굴 속엔 화려함과 어두운 그늘이 동시에 엿보인다. 지난달 28일부터 창원 마산합포구 브라운핸즈 마산점 맛산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 작가의 6번째 개인전에선 이런 모습이 담긴 작품 10여 점이 등장한다. 인물과 꽃을 주제로 작업한 것이 주종이다. 기존 작업과 같은 연장선에 있는 작업인데,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들엔 감정과 소통이라는 큰 얼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 이유라 작가 개인전 출품작.  /최석환 기자
▲ 이유라 작가 개인전 출품작. /최석환 기자

작가가 내놓은 작품 화훼도는 소박한 꿈을 꾸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복합적인 감정을 화면 안에 표현해낸 그림이다. 꽃을 매개로 민화적 화풍을 담는 화훼도 특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이기도 하다. 시각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자 꽃이 캔버스 안에 가득 채워졌지만, 그림 속 소재가 화려함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광활한 대지에서 자라나는 꽃송이는 생명력과 희망을 나타낸다. 여러 색감이 입혀진 꽃 주변으론 양귀비를 그려낸 작업이 드러난다. 작가는 양귀비 모습이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고 판단한다. 무표정한 얼굴이 돋보이는 여인의 모습이 꽃과 어우러져 여러 화폭에 나왔는데, 작품 속엔 화려함 속 쓸쓸한 감정을 관객과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 있다.

작가는 "민화에서 사용되는 꽃을 연구하다가 양귀비가 가지고 있는 양면성이 인간의 인생과 닮아있다고 판단해서 여기서 파생된 이야기를 그려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이 속해 있는 상황에 따라 그림의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겠지만, 그림 속 인물들과 서로 응시하거나 상호작용을 통해 그림 속 감정을 읽어내고 그것을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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