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 방안·매입 여부 등 검토

▲ 일한와사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 일한와사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일본 전기회사 일한와사 사장이 사용했던 관사(사진)가 근대건조물로 지정됐다. 일한와사는 일제강점기 마산에 최초로 가로등 불을 밝힌 전기회사다.

창원시는 심의위원회를 열어 일한와사 사장 관사를 창원시 근대건조물로 지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일한와사 사택은 1939년 창원시 마산합포구 장군동 월영초등학교 주변에 지어진 1층짜리 일본식 목조건물이다. 일제강점기 건축 양식이 원형 그대로 남아있어 역사적·건축사적 보존 가치가 큰 곳으로 평가돼 근대건조물로 정해졌다.

이 사택은 빌라를 세우려는 한 사업가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뒤 허물어질 뻔했다가 시가 나서면서 지켜지게 된 건물이기도 하다. 사택 소유주는 서울에 살면서 일한와사를 포함한 주변 땅 849.6㎡(약 257평)를 매입, 이곳에 건물을 허물고 빌라를 지을 계획을 세웠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시가 빌라 건축 대신 원형 보전을 소유주에게 요청했고, 이를 받아들인 소유주가 빌라를 짓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지난해 5월 근대건조물 지정신청서를 시에 제출했다. 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심의위원회 회의를 열지 못하다가 지난 12일 위원회를 소집해 근대건조물 지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시는 이달 중으로 근대건조물 안내 표지판을 사택 주변에 설치한다. 늦어도 4월 초까진 소유주와 논의해 구체적인 보존·관리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사택 소유주가 요구하면 일한와사 사택을 사들이는 방안도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이로써 시가 지정한 근대건조물은 10개소로 늘게 됐다. 2015년엔 충무공 이순신 동상, 백범 김구 선생 친필 시비, 진해탑, 흑백다방이 지정됐고, 2016년엔 여좌천 제방, 3·15의거 기념탑, 마산 충혼탑, 월남동 절충식 가옥, 옛 진해만 요새사령부 본관이 각각 근대건조물로 지정된 바 있다.

정혜란 창원시 근대건조물 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시에 소재한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 참석한 위원들의 활발한 토론과 충분한 의견 개진을 통해 1개소를 근대건조물로 지정했다"며 "지정된 근대건조물은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대변하는 요소로서 창원시의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한와사 관사와 함께 근대건조물 지정 심의위원회에 상정된 마산시민극장과 송승하 가옥 등 2개소는 심의위원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해 근대건조물로 지정되지 않았다. 시는 지정이 불발된 2개소에 대해선 건물 소유주와 추후 보존방안을 놓고 협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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