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이주노동자들 집회
도내 시민사회단체도 동참

"어찌 잊으리. 우리네 피로 쓴 역사를. 민주주의를 위한 항거 속에 스러진 영웅들이여…."

14일 오후 1시 창원시 옛 한서병원 앞 광장에 미얀마 민중가 '어찌 잊으리(Kabar Makyay Bu)'가 울려 퍼졌다. 미얀마 종교계·유학생·이주노동자와 경남시민회단체들이 세 손가락을 마주 들었다.

국내 곳곳에서 미얀마 민주화 지지를 호소하는 위수따 스님은 "우리가 투표한 건 문민정부다!" "민주주의를 돌려달라!"며 구호를 선창했다. 유학생 네인(25) 씨는 "지금 이 시간에도 몇 명이나 희생되고 있을지 모른다"라며 "한국에 있지만 이곳에서 끝까지 역할을 하며 영웅들의 목숨에 보답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3·15의거 기념일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1시 창원 옛 한서병원 앞에서 미얀마 시민들이 다시 한번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  /이창우 기자
▲ 3·15의거 기념일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1시 창원 옛 한서병원 앞에서 미얀마 시민들이 다시 한번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 /이창우 기자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3월 15일은 한국에서 61년 전 부정선거에 항거했던 시민들을 군경이 학살했던 날"이라며 "시민들이 무심한 것 같지만 모두가 미얀마의 상황에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CDM)은 한국 시민의 연대와 지지가 담긴 언론 보도상황을 실시간으로 현지 시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철승 목사는 "유럽 쪽에도 많은 지지를 호소하지만 한국만큼 많은 성원을 보내오는 국가는 없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CDM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도 한국에서 활동 중인 미얀마 시민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 언론에 나온 미얀마 시민과 사진을 조사해 요주의자 명단에 올려둔다고 전했다. 이 탓에 이날 집회 주최 측은 손팻말을 든 미얀마 시민의 근접촬영을 자제해달고 요청했다.

송순호 경남도의원은 "대통령과 국회, 경남과 창원시 등 전국 광역·기초의회가 쿠데타 규탄·민주화 연대 성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라며 "인류 보편가치인 평화·인권을 지키겠다는 우리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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