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는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해 1만 9000명 이상이 사망하였고, 이어서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16만 명 이상이 고향을 떠났다. 10년이 지난 현재, 아직도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피난민은 4만 명에 달한다. 그리고 후쿠시마 지역은 비어있는 아파트 단지, 무너진 집들, 오염된 토양을 임시로 쌓아놓은 녹색 토양 더미들로 덮여 있다.

쓰나미는 자연재해라 치더라도 원자력 발전소 융해에 의한 누출사고는 인재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자연재해는 사전에 완전한 대처가 어렵다면, 적어도 이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울러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는 에너지 계획은 재생에너지로 나아가야 한다. 이 두 가지 시대 정신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자연생태계 사슬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인류 삶의 방식이 자연에 끼치는 손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여전히 자연 자원의 가치를 갉아먹고 화폐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삶에 원인이 있다. 인간이 자연 생태계의 일원이지 생태계 지배자가 아니라는 인식과 이를 통한 삶의 생태친화적 실천이 필수적이다.

에너지원을 핵발전에 의존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원전 사고 위험성, 핵폐기물 처리 방안이 관건이다. 위험성은 이미 후쿠시마에서 증명되었듯이 오염 범위와 장기적 지속성, 그리고 사실상 현재 인간이 발전시켜온 기술력으로는 해결이 난망하다는 점을 확인한다. 다만 우리의 경우에 핵발전을 대체하는 석탄 발전의 오염, 핵의 안전한 활용, 원자력 발전 관련 사업 기술력과 종사자들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평가와 대책이 관건이다.

이제 자연 앞에 겸허해지는 삶이 절실한 시점이다. 자연 착취적인 문명적 관행을 단시간에 전환하기는 어렵지만, 공동체 삶의 철학에서는 친생태적 사회적 전환을 합의하고, 전략적으로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논의하여야 한다. 친생태적 삶은 공동체 합의 속에서만 그 실천이 가능하기에 그렇다. 인류 공동체가 자연생태계와 공존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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