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명서초교 별관에 자리 인근 10개교 학생 함께 이용
26개 방과후학교 강좌 개설 오후 8시까지…주말도 운영
통학차량 하원 시 미운행 귀가 불편함은 보완해야

"도레미미/도미솔라솔/도레미미/도미솔라솔/∼"

지난 8일 오후 4시 창원시 명서초등학교 별관에 있는 거점통합돌봄센터 '늘봄' 2층 돌봄교실에서 학생 7명이 실로폰 연주를 하고 있었다. 음악강사는 "천천히 연주하면 돼요"라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이 수업에는 창원 의창·소답·명서·유목초교 1∼3학년생이 참여했다.

같은 시각 3층에 있는 돌봄교실에서는 환경수업 중이었다. 명서·명곡·유목초교 1∼4학년생 6명이 첫날 수업에서 각자 자기소개를 준비했다. 자신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설명하는 글을 하나씩 적었다. 질문하고 답할 때 들 수 있는 이름표 팻말도 만들었다. 한 학생은 팻말에 자신의 별명 '키다리 아저씨'를 적었다.

3층과 4층에서는 음악·미술·창의과학 등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 창원시 의창구 명서초등학교에 있는 경남도교육청 거점통합돌봄센터 '늘봄'.<br /><br />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의창구 명서초등학교에 있는 경남도교육청 거점통합돌봄센터 '늘봄'.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저녁 시간·주말에도 이용 가능 = 이처럼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합해 운영하는 '늘봄'이 지난 2일 개원했다. 기존 명서초 건물이지만, 인근 10개 학교(명도·명곡·상북·도계·중동·의창·소답·유목·대원·평산초교)가 이용하는 거점통합돌봄센터로 새롭게 꾸몄다. 부족한 돌봄 공간을 확대하는 취지다. 리모델링비 28억 원이 투입됐고, 급·간식비와 프로그램 진행·통학차량 운행 등 운영비 4억 원이 올해 예산으로 잡혔다. 거점통합돌봄센터는 경남에 처음 생겼고, 전국에서도 첫 사례로 알려졌다.

4층짜리 건물 중 1층을 제외한 공간에서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다. 1층은 명곡초 학생들의 급식소·도서실이다.

2층부터 4층까지 돌봄교실 6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실 8개, 놀이공간 4개, 독서계단 등이 마련돼 있다. 급식, 간식, 돌봄교실 내 단체 프로그램(음악·미술·놀이·환경·창의프로젝트 등)은 무상으로 지원된다.

수익자 부담인 방과후학교 강좌는 △스포츠(음악 줄넘기·축구 등) △공연(방송댄스·뮤지컬) △음악(피아노·바이올린) △실험(과학실험·로봇과학·드론·창의건축) △아동요리 △디자인(융합미술·애니메이션) △공예(클레이아트·레고) △컴퓨터(소프트웨어 코딩) △영어 △독서논술 △창의수학 △주산 암산 △역사 △한자 △연설 등 26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돌봄이 필요한 초등 1∼4학년생이면 신청할 수 있다. 돌봄교실 운영시간은 오후 8시까지다. 기존에는 오후 5시면 돌봄교실이 끝났지만, '늘봄' 운영시간은 3시간가량 늘었다. 토요일에도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돌봄교실 문을 연다. 사전에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명서초교 외에 다른 학교에서 오는 학생들을 배려해 통학버스 3대도 시간대별로 운영한다.

▲ 창원시 의창구 명서초등학교에 있는 경남도교육청 거점통합돌봄센터 '늘봄'.<br /><br />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의창구 명서초등학교에 있는 경남도교육청 거점통합돌봄센터 '늘봄'.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의창구 명서초등학교에 있는 경남도교육청 거점통합돌봄센터 '늘봄'.<br /><br />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의창구 명서초등학교에 있는 경남도교육청 거점통합돌봄센터 '늘봄'.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돌봄·방과후 프로그램 다양 = 학생·학부모들은 다양한 강좌 개설과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데 만족을 표했다.

창의건축 방과후 프로그램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은 "오늘(8일) 만리장성 모형을 만들었다"며 "기존 방과후 프로그램보다 수업이 다양하고, 시설도 리모델링을 해서 깔끔해서 좋다"고 말했다.

2층 독서계단에서 책을 읽던 2학년 학생은 "센터가 생겨서 여기서 이렇게 편안하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학교 앞에서 자녀를 기다리던 40대 이모 씨도 "우리 아이도, 주변 친구도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연(38) 씨는 "아이가 의창초교에 다니는데, 학교 돌봄교실이 다 차서 이곳 센터로 오게 됐다"며 "와보니 수업 과목이 다양해서 아이들도 좋아하고, 일을 늦게 마치더라도 오후 8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 창원시 의창구 명서초등학교에 있는 경남도교육청 거점통합돌봄센터 '늘봄'.<br /><br />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의창구 명서초등학교에 있는 경남도교육청 거점통합돌봄센터 '늘봄'.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용 확대가 관건 = 9일 기준으로 '늘봄' 이용 학생은 99명이다. 돌봄교실 1실당 수용 기준 인원을 25명으로 잡으면 최대 150명까지 이용할 수 있지만, 아직 신청자 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사전 돌봄 신청자가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수시 돌봄 신청자도 아직은 없다.

명서초 인근 학교 학생들은 기존 학교에서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늘봄' 참여 신청이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도보 이동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하교 시간에 맞춰 등원 통학 차량을 운행하지만, 하원 시에는 차량을 운행하지 않아 학부모가 학생을 데려가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또, 학부모들은 인근 학교 하교 시간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시작 시간 간격이 짧아서 일부 수업을 듣기 힘든 점 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박영구 '늘봄' 센터장은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수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게 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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