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 입학식에서 출생 감소 실감
미래세대에 대한 준비 어찌 할까

처음이란 단어는 언제나 설렌다. 아들의 초등학교 첫 등교 전날이다. 잠이 오지 않는다는 아이를 다독인다.

꽤나 선명한 기억이 난다. 어쩌다 학부모가 되어버린 지난 시간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개학 전날. 아들의 눈동자 속 어린아이 하나 보인다.

인생의 통과의례 중 하나였던 초등학교 입학식. 그때 그 시절, 멜빵바지 가슴팍 콧물 손수건과 함께 단 이름표. 1990년대 전경과 함께 돌이켜보면 두근대는 가슴 부여잡고 잠 못 들었던 그날이 있다.

교장선생님의 입학식 훈화 말씀이었을까. 운동장에 가지런히 줄맞춰 서 있는 그때를 기억한다. 어머니 손 처음 놓고 1반부터 13반 넘어 사람들로 가득 찬 운동장이었다.

그날이 선명한 이미지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낯설고도 두근거림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제 몸보다 큰 가방과 실내화 주머니, 아직 써지지 않은 연습장. 새롭게 맺어질 관계 앞에 8살이었던 그때의 나와 8살인 아들이 겹친다.

아들이 가게 될 초등학교에서 1학년은 단 2반이다. 한 반에 20여 명으로 1학년 총 인원이 50명이 되지 않는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보면 내국인 기준 학령인구(6~21세)가 2020년 772만 명에서 2040년 508만 명으로 향후 20년간 263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이다. 돌이켜보면 많은 가구가 사는 아파트단지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보다 어르신이 더 많이 보였다. 출생률 감소, 학령인구 감소, 노령인구 증가 등 다양한 경고 목소리들이 경종을 울렸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느끼게 된다. 미래세대에 대한 준비는 언제나 간극이 존재한다.

2014년 아들이 태어났을 때다. 창원시에서 느낀 점이다. 매년 1월 마감되는 육아도우미 신청, 자리가 모자란 산후조리원 등 주변을 바라보면 출생률이 적지 않다고 느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정상적인 부부생활 속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딩크족, 다양한 혜택이 존재했지만 그 혜택을 누리고자 아이를 낳지 않는 인식이 깊어졌다.

통합 창원시 인구가 줄어들자 결혼 시 1억 원 대출, 첫째 출산 시 이자 면제, 둘째 출산 시 대출금 30% 탕감, 셋째 출산 시 전액 탕감해주는 결혼드림론이 보건복지부 사업 승인 신청 예정인 등 고육책이 시도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실감하지만 맞벌이를 해야 살 수 있는 생활환경과 자유롭지 못한 육아휴직, 돌봄 기능을 겸한 방과 후 활동 등 제도와 사회의 간극을 좁히는 인식과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2021년 3월 2일 경남지역 초등학교 등교수업이 시작됐다. '여러분들의 꿈과 희망을 응원합니다'라고 써진 현수막을 본다. 초등학교 정문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학교 정문 앞이 한산하다. 초등학교 첫 등교를 하는 아들이 잠깐 뒤돌아보고선 잡은 손을 놓는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 것이 무엇일까. 너의 꿈은 무엇일까. 나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는 동안 아들은 선생님의 안내를 따라 학교로 들어간다. 제 몸보다 큰 가방과 실내화 주머니, 아직 써지지 않은 연습장. 새롭게 맺어질 희망을 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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