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4·7 부산·서울 광역단체장 보궐선거 대진표가 확정 단계에 들어섰다.

국민의힘이 4일 부산시장 후보로 박형준 동아대 교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각각 선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선출이 남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김영춘 전 의원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이로써 서울시장 보선은 박영선(민주당)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오세훈 전 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3파전 구도가 굳어지고 있고, 부산시장 보선은 김영춘 전 의원과 박형준 교수 간 맞대결이 확정적이다. 김진애(열린민주당·서울) 의원 등도 존재감 부각을 위해 노력 중이나 실제 판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보선의 경우 여야 모두 최대 화두는 일단 단일화다. 박영선 전 장관은 조정훈(시대전환) 의원과 범여권 단일화 일정을 진행 중이고 김진애 의원과도 단일화를 추진 중이나, '당 대 당 통합' 등을 염두에 둔 듯한 열린민주당 측 행보엔 마뜩잖아 하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의혹 등 검찰 관련 이슈에 그간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열린민주당과 연대 또는 통합이 득표에 도움 되지 않거나 외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정치공학적 계산도 깔려 있다.

야권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양측 모두 단일화가 절박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된바, 3자 구도는 필패고 양자 구도를 만들어야 이길 수 있음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구체적인 단일화 룰과 단일화 이후 연대 방식이다. 국민의힘은 야권 서울시장 후보로서 '적합도' 조사를 선호하는 반면 국민의당은 박영선 전 장관을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가리자고 주장한다.

또 국민의힘은 안철수 대표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기호 2번'을 달아야만, 즉 국민의힘에 입당해 선거운동을 해야만 승산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당은 그럴 일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신경전이 거칠어지면서 단일화 협상 무산 등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는 시선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양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오세훈 전 시장과 안철수 대표 모두 단일후보 당선과 문재인 정부 심판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부산시장 보선은 문재인 대통령까지 힘을 실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지만 정작 판세에는 별 변수가 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부산일보·YTN과 리얼미터가 지난달 27~28일 진행한 3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형준-김영춘 양자대결시 박 교수가 47.6%를 얻어 29.9%에 그친 김 전 의원을 여전히 큰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곳에서 지난 1월 31일~2월 1일 진행한 2차 조사 때보다 두 후보 간 격차(2차 14.5%p→3차 17.7%p)가 더 벌어진 것으로, 가덕신공항 추진과 이명박 정부 시절 사찰 책임론 등 여권의 총공세가 별무효과임을 방증한다.

3차 조사에서 부산시민들은 부산지역 중점 현안으로 '민생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42.2%)을 가장 많이 꼽았고, '가덕신공항 추진'(13.3%)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16.0%)보다도 후순위로 미루었다.

또 가덕신공항이 보선에 미칠 영향에 관한 물음에 '여당 후보에 유리할 것'(37.0%)이라는 응답과 '선거에 별 영향을 못 미칠 것'(34.7%)이라는 응답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도 보였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