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무학여고 학생 20여 명
"아픈 역사 동질감 느껴져"
운동장에 지지 문구 작성
영상 제작·SNS 홍보 계획

"우리는 미얀마 민주화를 원합니다."

창원시 마산무학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미얀마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영상을 제작해 홍보에 나섰다.

학생들은 지난달 25일 학교 운동장에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원합니다(WE WANT DEMOCRACY IN MYANMAR.)'라는 문구를 적었다. 학내 역사동아리 '리멤버'와 총학생회 등 학생 10여 명이 지난달 24일 학교에 모여서 미얀마를 지지하기 위한 활동을 계획했다. '리멤버' 동아리는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돕는 활동을 벌였고, 학교에 작은 소녀상도 세웠다.

학생들은 미얀마에서 도로 바닥에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원합니다'라는 글을 적어서 이를 알리고자 드론을 띄워서 촬영한 것을 보고, 똑같은 문구를 운동장에 쓰기로 했다.

지난달 25일 운동장에 모여 나뭇가지와 빗자루 끄트머리 등으로 커다랗게 영어 문구를 적고, 거기에 흰 가루(마그네시아)를 뿌려서 글자를 선명하게 보이게 했다. 추운 날씨에 2시간 반가량 작업이 이어졌다. 이들 모습을 지켜본 다른 학생들도 참여하면서 20명 남짓이 작업에 동참했다.

▲ 창원 마산무학여고 학생들이 지난달 25일 학교 운동장에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원합니다(WE WANT DEMOCRACY IN MYANMAR.)'라는 문구를 적고 있다. /마산무학여고
▲ 창원 마산무학여고 학생들이 지난달 25일 학교 운동장에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원합니다(WE WANT DEMOCRACY IN MYANMAR.)'라는 문구를 적고 있다. /마산무학여고

학생들은 어떻게 미얀마 민주화 지지를 표현할지 의논하는 모습부터 운동장에 가루를 뿌리는 모습까지 하나하나 드론으로 촬영했다. 제작 과정을 영상으로 편집해 이를 학교 홈페이지에도 올렸다.

3학년 정민교 총학생회장은 "2019년에 미얀마 오지마을에 학교를 세운다고 해서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학용품을 모아서 보낸 적이 있었다"며 "친숙하게 다가왔던 그 나라가 우리나라처럼 민주화 운동의 아픈 역사를 겪는 것을 보고 동질감을 느껴서, 크고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미얀마 상황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학년 강다영 '리멤버' 부원도 "영상이 널리 퍼져서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많은 사람이 관심 뒀으면 한다"며 "폭력을 묵인하지 않고, 정의를 지지하는 마음을 가슴속 깊이 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동아리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이번 주에 만들어서 더 많은 이에게 미얀마 민주화 지지 영상을 알릴 계획이다. 여러 챌린지처럼 릴레이 형태로 이 같은 활동이 이어지길 바랐다.

박수환 진로교사와 서준렬 덕명학원(마산무학여중·고) 이사장 등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학교 관계자들의 SNS를 보고, 학생들의 활동을 응원하면서 동참 뜻을 밝히는 단체도 나오고 있다. 서 이사장이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는 미얀마 봉사단체인 '사단법인 사람예술학교'를 중심으로 '미얀마를 위한 행동(ACTION FOR MYANMAR)'이라는 단체가 만들어졌다. 해당 단체는 마산무학여고 학생들의 영상을 SNS에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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