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미술·음악에 다재다능…여러 차례 수상으로 실력 인정
하고 싶은 일 많아 진로 고민 "고흐처럼 좌절 않고 노력해요"

한 가지 재능만 가지는 것도 쉽지 않은데, 교사들로부터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학생을 만났다. 창녕여자중학교 3학년 한수민(15) 학생이다. 학생은 글쓰기·음악·미술 등에 재능이 많다고 교사들이 칭찬했다. 홀랜드 직업적성 심리검사 결과, 순수예술계·생활예술계열로 나오기도 했다.

◇글쓰기 실력 두드러져 = 수민 학생을 지난달 25일 창녕여중에서 만났다. 직접 만난 수민 학생은 차분했고, 말수가 적었다. 교사들은 학생의 재능에 후한 점수를 줬지만, 학생은 글쓰기·미술·음악 등을 아직은 잘하기보다는 좋아한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2학년 때 담임교사였던 박향숙 교사는 "수민이는 차분하고 생각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학생"이라며 아낌없이 칭찬했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생각을 잘 담아내는 감동적인 글로 주위 친구들과 교사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박 교사는 학생이 평소 책을 읽고 상상력을 키워왔다고 설명했다.

▲ 한수민 학생이 자신의 꿈을 말하고 있다.
▲ 한수민 학생이 자신의 꿈을 말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대회에서 수상도 잇따랐다. 스마트폰 사용 표어 쓰기 장려상(3위), 교내 백일장 운문 부문 차하(3위) 등 글쓰기 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수민 학생은 글쓰기 재능에 노력을 더했다. 그는 "글쓰기가 무척 재미있다"며 "학교에서 글쓰기 대회를 할 때 재미있어서 열심히 썼더니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겸연쩍게 말했다.

안현숙 전문상담사는 "수민이는 글쓰기 내용도 뛰어나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분량도 빼곡히 열심히 적어서 내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학생은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하고, 특히 소설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학교에서 추천한 <시간을 파는 상점>(김선영 지음)을 읽고 있다고 했다.

◇작곡가 꿈꾸며 악기 배워 = 글쓰기를 잘하던 학생은 케이팝(K-Pop)에 심취하면서 음악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가수 방탄소년단과 아이유 등의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하던 학생은 어느덧 작곡가라는 꿈을 꾸기도 했다. 어렸을 적부터 특별히 음악을 배우거나 익힐 기회가 없었지만, 자신이 듣던 음악가들처럼 직접 작곡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교사들은 수민 학생에게 청음 등 음악적 재능도 보인다고 학생의 꿈에 힘을 보탰다.

▲ 창녕여중 3학년 한수민 학생이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녕여중 3학년 한수민 학생이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수민 학생은 작곡가를 꿈꾸며 지난해부터 피아노와 플루트를 배웠다. 악기를 다룰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피아노는 한 달가량 배우다가 경제적인 여건이 어려운 데다 코로나 탓에 이어가지 못했고, 플루트는 방과후 학교 수업으로 계속 들을 수 있어서 지난해 상반기부터 꾸준히 배워왔다. 1년간 플루트 운지법(악기를 연주할 때에 손가락을 쓰는 방법)을 어느 정도 익혔고, 저음 부분 소리를 낼 수 있는 실력을 키웠다. 이날 학생에게 플루트 연주를 부탁했더니, 악보를 보고 '에델바이스'를 들려줬다.

박 교사는 "수민이는 글쓰기 능력이 있어서 음악적인 배움이 더해진다면 작사와 작곡을 겸비한 유능한 음악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디지털 드로잉은 새 관심사 = 지난해까지 작곡가의 꿈을 키우던 학생은 올해 들어 다시 미술 쪽으로 진로를 정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어렸을 적부터 미술시간이나 수업시간에 그림을 그렸을 때 주변에서 잘 그린다는 평가를 많이 받으면서, 미술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특히,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고 채색을 잘하는 등 미술적 소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생은 학교 사생대회에서 우수상(2위)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1, 2학기 미술 교과우수상을 받았다.

▲ 2019년 교내 사생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한수민 학생 작품.  /창녕여중
▲ 2019년 교내 사생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한수민 학생 작품. /창녕여중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POP(예쁜 글씨 쓰기) 동아리에도 참여했다. 초등학교 때도 캘리그래피 동아리에 들었던 터라 중학교에 와서도 같은 동아리를 찾은 것이다. 동아리에서 수민 학생 작품을 포함한 작품 전시도 많이 했다. 학교 1층 동아리가 활동했던 학습도움실 앞 학생들 작품 중에 수민 학생 작품도 전시돼 있다. '항상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사랑합니다' 등 글을 따뜻한 필체로 담아냈다.

요즘은 태블릿 PC로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 드로잉'에 빠져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방탄소년단 등 음악가를 주로 그린다. 그림 40여 점을 저장해 두고, 하나씩 꺼내서 틈틈이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4∼5시간 동안 집중해서 드로잉을 한다고 했다. 그림을 그리다 만족할 만한 작품이 나오면 가족들에게 자랑한다고.

수민 학생은 "미술이나 피아노 학원에 가서 관련 분야를 더 배워보고 싶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며 "화가 고흐를 롤모델로 삼아서 가난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꿈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도움 주실 계좌 = 경남은행 207-0099-5191-03(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지난해 12월 3일 자 청소년 드림스타 '마산삼진중 역도 선수 이시원, 그 후' 편 이시원 학생에게 일반 후원금 11만 5000원이 들어왔습니다.

※이 기획은 BNK경남은행,경상남도교육청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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