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남, 소리풍경' 첫 번째 공간으로 창원 가포수변공원을 선보였습니다. 영상을 본 한 분이 다음 장소로 창원 두물머리를 추천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노을에 물든 풍경이 멋진 곳이라면서요.

여러 차례 들렀지만 매번 헛걸음을 했습니다. 봄기운이 돌면서 미세먼지가 끼기 시작한 탓입니다. 소리와 풍경을 수집하는 작업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재차 깨달았습니다. 마음은 점점 조급해졌습니다.

지난 주말 머리도 비울 겸 남해 창선면을 다녀왔습니다. 비가 올 듯 구름이 잔뜩 꼈고, 시야도 탁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해가 질 즈음인 오후 6시께 숙소 앞 한적한 해안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자리를 지켰습니다. 구름 사이로 삐져나온 빛에 바다가 반짝이는 모습이라도 담을 생각이었습니다.

20분 즈음 지났을까요. 하늘이 파랗게 물들었습니다. 마치 바다와 하늘이 하나가 된 듯한 풍경이었습니다.

"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달빛 아래 검은 소년들은 푸르게 보인다)."

문득 영화 〈문라이트〉 속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하늘과 바다가 모두 파랗게 물든 그 순간을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